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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보리 농사 지어 장학금 마련 최인산 금강대 시설과장

등록 2005-06-23 20:29수정 2005-06-23 20:29

“잘 자라 준 보리에게 감사드립니다”

“땅과 사람은 늘 가꿔야 합니다. 어깨 너머로 배운 솜씨로 키운 보리들이 잘 자라줘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충남 논산 금강대 최인산(36·승려) 시설과장은 22일 수확의 기쁨을 학생들과 나눌 수 있어 ‘기쁨이 두 배’가 됐다고 자랑했다. 이 학교는 불교 천태종이 재단이다.

그는 지난 16일 이 학교 직원 40여명과 함께 학교 자투리 땅 3천여 평에서 보리 3600㎏을 거뒀다.

400여만 원에 달하는 수익금은 학생 장학금으로 쓸 예정이다.

지난해 구인사 큰 스님이 학교를 둘러보시면서 “땅을 놀리지 마라”고 말씀하신 게 보리를 심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교수와 직원, 학교에 파견돼 있는 스님들이 제대로 농사를 지어본 경험이 있을 리 없었다.

“구인사에서 공부할 때 시키는 대로 일하며 어깨 너머로 본 게 전부였거든요. 바람이 잘 통해야 보리가 잘 영근다고 해 솎아주려고 했는데 (아이구) 학교 일하랴, 학생들 돌보랴, 이게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그는 결국 하루가 다르게 푸릇푸릇 자라는 보리들 앞에 서서 4개월여를 아침·저녁으로 합장하고 ‘잘 자라 달라’고 기도했다.

‘농사는 정성’이라는 말은 사실이었다. 수매한 논산농협에서 ‘금강대 보리가 최상품이고 수확량도 평균치를 웃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내일은 콩을 심을 겁니다.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기위해 직원들이 정성을 다하면 콩도 잘 자라겠죠? ” 천태종의 가르침인 ‘주경야선’을 실천하며 인재양성에 팔을 걷어 부친 젊은 스님의 믿음이다.

2003년 첫 신입생을 뽑은 금강대는 한 학년 정원이 3개 학부 100명에 교수 20명인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종합대학으로, 전교생에게 기숙사와 등록금을 준다.

논산/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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