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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국적까지 세탁 ‘기막힌 카지노’

등록 2010-11-14 20:06

영주권 위조 내국인 유혹…영업팀장 등 무더기 기소
“사장님! 멀리 강원랜드까지 가실 필요가 없습니다. 영주권 만들어 드릴 테니 가까운 저희 카지노로 오세요.”

국내 유명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체 ㅍ사의 직원 박아무개씨는 지난 2008년 7월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강원랜드 단골고객 김아무개씨를 이렇게 꾀어냈다. 내국인들이 브로커를 통해 여권을 위조해 불법으로 외국인 카지노를 이용했던 과거 방식과 달리, 카지노 업체가 여권까지 책임지겠다며 직접 나선 것이다.

박씨가 소속된 ㅍ사의 로컬마케팅팀은 이런 방식으로 매출 증대를 노렸다. 강원랜드에서 옮겨온 박씨가 갖고 있던 ‘강원랜드 우수(VIP) 고객’ 명단은 활용도가 높았다. 로컬마케팅 팀원들은 ‘돈 되는’ 고객들에게 직접 연락해 고객 유치에 나섰다. 불법적인 영업 방식은 ㅍ사 마케팅본부장에게까지 보고됐다.

ㅍ사 직원들은 고객의 승낙이 떨어지면, 여권 브로커에게 의뢰해 위조된 볼리비아·파라과이 등의 영주권 발급카드를 건네받았다. 남미 쪽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내국인을 재외동포로 둔갑시킨 것이다. 고객들은 이 영주권 카드를 가지고 외교통상부를 방문해 거주여권을 발급받았다. 국외이주자임을 확인하는 거주여권이 있으면 국내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출입이 가능한데, 이들은 외교부가 형식적 심사를 통해 거주여권을 발급한다는 허점을 악용했다. 영주권 위조와 여권 발급에 든 1만달러는 카지노에 입장하면 칩으로 돌려줬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희준)는 여권법·관광진흥법 위반, 도박개장 혐의로 ㅍ사 로컬마케팅장 박아무개씨 등 2명을 구속 기소하고 ㅍ사 법인과 마케팅본부장 등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드나들다 적발된 21명도 상습도박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피해자들은 건설시행사·골프장 사장 등 사업가가 대부분이었고, 이들이 바카라·룰렛 도박으로 잃은 돈은 모두 17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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