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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평화 올때까진 연평도 안간다”

등록 2010-11-26 20:24

뭍으로 피난을 나온 연평도 주민들이 26일 오전 인천 신흥동의 한 찜질방에서 북한 포격 관련 방송보도를 지켜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인천/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뭍으로 피난을 나온 연평도 주민들이 26일 오전 인천 신흥동의 한 찜질방에서 북한 포격 관련 방송보도를 지켜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인천/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인천대피 주민들
“전 정권 평화유지 노력
현 정권서 백지화”
“주민 70~80%가
육지로 이주하기 원해”
“내가 다시 연평도로 돌아간다면, 그땐 정말 남북 평화가 확실히 조성돼 있을 때겠지….”

평생을 연평도에서 살다 지난 25일 밤 결국 피난 행렬에 동참한 고영선(71)씨는 26일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배에서 내려 임시 숙소인 인천항 인근 찜질방에 도착한 그는 “끝까지 섬에 남으려 했는데, 28일에 한-미 군사훈련을 한다니 불안해서 버틸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남들은 북한을 응징해야 하고 국방비를 더 써야 한다고 하지만 그건 우리 사정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막상 이렇게 당하는 주민들한테 강력한 대응이 다 무슨 소용이냐”고 되물었다.

임시숙소로 사용중인 찜질방 ‘인스파월드’에 사흘째 머무르고 있는 연평도 주민들은 평화가 깨져버린 것에 분노하면서, 당분간 남북의 신뢰가 회복되지 않을 거라는 염려도 드러냈다.

김재식 연평도 어민회장은 “몇 년 전만 해도 연평도에 해상자유공원을 만들겠다는 등 서해 5도 지역의 평화 유지를 위한 노력이 있었는데, 이런 계획들이 전부 백지화되더니 결국은 이런 일까지 터지고 말았다”며 “우리 같은 접경지역 주민들이 살려면 남북 평화 분위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정부가 꼭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또 “한 번 깨진 평화와 신뢰는 복구가 어렵다”며 근본적인 이주대책을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23일 연평도를 빠져나온 강명성씨는 “고향에서 살고 싶긴 하지만, 주민들의 70~80%는 북한의 포격 위협과 공포 때문에 더 살 수 없으니 육지로 이주시켜 달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1999년과 2002년 코앞의 바다에서 연평해전이 벌어졌을 때만 해도 주민들은 “언론이 불안을 부추긴다”며 불만을 드러냈지만, 이번 포격 사태 이후 태도가 달라졌다. ‘언론에 보도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연평도에 다시 들어가더라도 포탄 소리가 들릴 때마다 불안해서 살 수 있겠냐’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바다에서 벌어진 총격전과 달리 이번에 민간인 거주 지역에 포탄이 떨어지면서 심리적 마지노선이 무너졌고, 이 때문에 주민들이 동요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시는 26일 임시숙소에서 열린 주민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연평도 등 서해 5도에 대한 종합대책을 정부에 요구하고 대통령과 국무총리 면담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임지선 김영환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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