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대강 사업에 24시간 공사를 강행하며 ‘속도전’에 나선 가운데, 남한강 강천보 건설현장에서 야간작업을 하던 노동자 1명이 또 숨졌다. 무리한 공사기간 단축으로 노동자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경기 여주경찰서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11월29일 밤 9시45분께 4대강 사업 남한강 구간 제6공구(현대건설) 강천보 건설현장에서 거푸집을 떼어내는 작업을 하던 노동자 김아무개(48)씨가 머리 위로 떨어진 철제 구조물에 맞아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경찰은 김씨가 보 기둥 설치 작업을 위해 2.5m 깊이의 웅덩이에서 거푸집을 떼어내던 도중 머리 위에서 떨어진 길이 12m가량의 작업장 철제 발판에 맞아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앞서 지난 9월 여주군 능서면 4대강 사업 여주보 신축 현장의 가물막이 공사장에서 유아무개(70)씨가 15톤 덤프트럭에 치여 숨졌다.
이항진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은 “4대강 사업 모든 구간에서 노동자들의 생명을 빼앗는 사고가 빈번한 이유는 24시간 무리하게 작업을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깜깜한 밤에 시계조차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데다 피로도까지 증가하는 만큼 이런 사고가 재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4대강 사업이 시작된 이후 1년 동안 4대강 공사 현장에서 4명이 숨지고 9명이 다치는 등 인명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며 “무리한 공사 강행이 원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남한강 보 설치로 물살이 빨라지는 바람에 인명사고도 잇따르고 있는데, 지난달 17일 이포보 공사현장 인근에선 훈련중이던 군 보트가 전복돼 군인 4명이 숨졌고, 지난 8월 여주보 공사현장에서는 주민 안아무개(59) 씨가 수석 채취에 나섰다가 고무보트가 뒤집혀 목숨을 잃었다.
성남/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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