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정상환)는 24일 선거법 위반자로부터 사면시켜 달라는 부탁을 받고 대가로 8천만원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국민생활체육협의회(국체협) 회장 엄삼탁(6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엄씨는 2002년 8월께 서울시내 모 호텔 커피솝에서 대구 모신협전 이사장 김모씨로부터 "사면을 받아 정치적으로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같은해 12월 대구 모호텔에서 5천만원을 받고 2003년 5월에도 국체협 사무실에서 3천만원을 받는 등 두차례에 걸쳐 8천만원을 받은 혐의다.
검찰은 엄씨가 김씨의 부탁을 받은 자리에서 "재기하려면 우선 당적을 받은 후사면복권을 받고 생활체육협회장 등 정치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직함을 받아 비례대표 등에 도전하면 된다"고 말한 뒤 김씨로부터 금품을 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와 함께 김씨로부터 "법무부를 통해 사면받도록 해 주고 민주당 당적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2002년 9월부터 2003년 2월까지 3차례에 걸쳐 5천만원을 받은 전 민주당 조직특보 보좌역 이호근(53)씨도 이날 구속했다.
엄씨는 민주당 부총재와 대구시지부장을 역임한 뒤 2002년 11월 탈당하고 현재국체협 회장으로 재직하고 있고 지난 94년에도 서울지법에서 알선수재 혐의로 징역1년을 선고받은 뒤 사면된 적이 있으며 엄씨의 측근인 이씨는 현재 천안 모 직업전문학교 부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엄씨는 검찰조사에서 금품수수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있으며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25일 오후께 구속 여부가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전 신협이사장 김씨도 2002년 지방선거에 출마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며 이후 사기혐의로 구속돼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현재 대법원에 재판이 계류 중이다.
검찰은 구속 중인 김씨가 최근 이 같은 사실을 진술해 수사에 나섰으며 엄씨 등의 추가 금품수수 등 여죄가 있는지 계속 조사하는 한편 김씨를 상대로 금품을 건네준 대상자와 금액의 추가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대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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