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각종 청탁명목”…대우조선해양 의혹엔 “근거없다”
이명박 대통령의 50년지기이자 최측근으로 꼽히는 천신일(67) 세중나모 회장이 7일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동열)는 이날 각종 청탁 명목 등으로 모두 45억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 등)로 천 회장을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했다. 천 회장의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서울중앙지법 신광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천 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천 회장은 선박 기자재 납품 업체인 ㅇ공업 이수우(54·구속 기소) 대표에게서 은행 대출 편의와 계열사 대출금의 출자전환, 세무조사 무마 로비 등에 대한 청탁의 대가로 45억원어치 금품을 받은 혐의를 사고 있다. 천 회장은 세 자녀의 이름으로 ㅇ공업 계열사의 비상장 주식을 사들인 뒤 그 대금 26억원을 돌려받고, 서울 북악산 중턱에 짓고 있는 돌박물관에 12억원어치 철근을 기부받았으며, 자문료 등의 명목으로도 현금 수억원을 받았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천 회장은 검찰이 이명박 정부 들어 구속한 대통령 주변 인사들 가운데 최측근이다. 그가 구속됨에 따라 지난 8월10일 ㅇ공업 압수수색으로 본격 시작된 이번 수사는 4개월 만에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검찰은 그러나 ‘천신일 사건’과 관련해 민주당 등에서 제기한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남 사장은 협력업체 중 하나인 ㅇ공업에 납품 관련 선수금을 과다하게 지급하고 되돌려받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비자금의 통로라고 했던 선수금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검찰은 천 회장을 이달 중순께 구속 기소하고 이번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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