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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자유총연맹의 ‘이상한’ 회비 계산법

등록 2005-06-26 16:23수정 2005-06-26 16:23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한국자유총연맹의 업무보고가 이어지자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강창광 기자 <a href=mailto:chang@hani.co.kr>chang@hani.co.kr</a>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한국자유총연맹의 업무보고가 이어지자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결산보고서엔 없고 국회보고에선 6343만원…신문구독료가 회비?

대표적인 이념운동단체로 손꼽히는 한국자유총연맹의 예·결산 보고서를 보면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회계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수치의 차이 때문이다. 이를테면 지난해 회원들로부터 거둬들인 회비는 본부 결산보고서에는 없다. 한국자유총연맹 관계자는 “본부는 본부대로 지역조직은 지역조직대로 회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명 본부와 지역지부나 지회는 회계방식이 달라 별도의 결산보고서를 만드는 것이 당연하다 해도, 본부에서 임원과 직원들이 낸 회비가 장부에서 빠져 있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

분명 결산보고서상에서 없던 회원들의 회비는 국회 업무보고 과정에서 6343만원이라는 구체적인 액수까지 만들어져 나온다. 지난 21일 오후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전체회의 당시 권정달 자유총연맹 총재는 최규식 열린우리당 의원이 “지난해 회비가 6343만원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대답했다. 장부에 없던 회비가 튀어나온 것이다. 업무보고가 끝난 뒤, 회원들의 회비를 담당하는 자유총연맹 직원에게 회비액수를 물어봤다.

▲ 권정달 한국자유총연맹 총재가 21일 열린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 기자 : 지난해 회비액수가 얼마나 됩니까?

= 자총 직원: 지역조직까지 합한 액수를 말합니까?


- 기자 : 네.

= 자총 직원 : 44억원입니다.

- 기자 : 결산보고서에 세입 부분에 회비는 없던데요. 44억원은 결산보고서 어느 항목에 기록돼 있습니까?

= 자총 직원 : 아 그게, 본부와 지방의 지부나 지회는 법인이 달라서 본부 결산보고서에는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 기자: 본부는 회비가 없나요?

= 자총 직원 : 임원들과 본부직원들이 조금씩 내고 있습니다.

- 기자: 그럼 본부 임원들이 내는 회비는 결산보고서 어디에 표시돼 있습니까?

= 자총 직원 : 결산보고서에 표시돼 있을 겁니다.

- 기자 : 아니 2004년도 예산, 결산보고서를 아무리 봐도 회비 항목은 없던데. 본부는 회비를 한 푼도 안냈나요?

= 자총 직원 : 아뇨. 저도 월급명세서에 3만-4만원씩 회비를 떼는데요. 결산보고서에 없다면 그것은 알아봐야겠네요.

- 기자 : 어떻게 회계처리를 이렇게 할 수가 있죠?

= 자총 직원 : 글쎄요. 그게 안들어가 있다면 문제있는 것 같네요.

- 기자 : 그런데, 21일 국회 업무보고 때 최규식 의원 질의에 권 총재가 밝힌 회비액수 6343만원은 어디서 튀어나온 건가요?

= 자총 직원 : 아 그게, 우리단체에서 <자유신문>을 내는데요. 신문 보내면 회원들이 1만원씩 보내와요. 거기서 발송비가 5000원 정도 드는데, 그 비용을 빼고 다시 지역으로 나머지 5000원을 돌려보냅니다. 그 숫자가 6343명입니다. 그래서 6343만원이 나온 겁니다.

- 기자 : 그게 회비인가요. 신문구독료 아닙니까?

= 자총 직원 :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지요.

- 기자 : 결산서에는 자유총연맹에서 내는 매체 및 출판 수익이 따로 잡혀 있던데요?

= 자총 직원 : ….

- 기자 : 그건 그렇고, 올해 예산에 회비 수익으로 3억7000만원 잡아놨던데, 그건 어떻게 나온건가요?

= 자총 직원 : 아까 얘기한 것처럼 신문 구독자를 늘려 그 정도 되겠다고 한 것입니다.

- 기자 : 그럼 그것은 매체 및 출판 수입으로 구분해야죠.

= 자총 직원 : 그게 맞겠네요.

- 기자 : 도대체 지난해 본부에서 낸 회비들은 어디로 간 거죠?

= 자총 직원 : 회계를 맞추다 보니 다른 항목에 들어갔나 봅니다. 아니면 누락됐거나.

- 기자 : 이런 회계를 가지고 행정자치부나 국회에 보고를 한 것입니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 자총 직원 : 총무국 직원에게 자세히 알아봐야겠습니다.

- 기자 : 그럼 지난해 회비는 얼마입니까?

= 자총 직원 : 44억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 기자 : 회비 기준이 뭔가요?

= 자총 직원 : 지난해 지부나 지회에서 통장으로 입금된 금액을 얘기하는 겁니다.

- 기자: 운영비도 포함될 수도 있겠네요?

= 자총 직원 : 그건 아닙니다. 시도 지부장과 시군구 지회장들이 돈을 입금한 통장내역을 말한 겁니다.

- 기자: 그럼 21일 국회 업무보고 때 회비가 44억원이라고 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 자총 직원 : 제가 그날 회의장에 들어가지를 못했습니다.

- 기자: 회비 업무를 아시는 분이 한 분인가요?

= 자총 직원 : 아뇨. 다른 분도 있습니다.

- 기자: 그 분은 업무보고 장소에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 자총 직원 : 네.

- 기자: 권 총재가 의원들에게 질의 받을 때, 총재가 잘못 얘기한 부분은 직원들이라도 바로 잡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총재는 망신을 당하고 있는데.

= 자총 직원 : 제가 그런 부분은 체크해보지 못했습니다.

- 기자: 어떻게 이런 회계를 하는지 잘 이해가 안되네요.

= 자총 직원 : 그렇게도 볼 수 있겠네요.

- 기자: 회비가 44억이면 3개 단체중에 가장 많은 액수예요.

= 자총 직원 : 네.

- 기자: 이거 누가 보면 웃음거리 됩니다. 회비도 많이 내는데, 총재는 엉뚱한 것을 회비라고 하고 있고, 직원들은 또 다른 얘기하고. 결산보고서에는 회비 부분 빠져 있고….

= 자총 직원 : 전화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게 봐주십시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이승경 기자 ya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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