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들이 브로커와 짜고 조직적으로 100억원대의 불법 환치기를 해오다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26일 차명계좌를 이용해 일본내 불법체류 한국인들에게서 166억원을 불법 송금받아 환전해준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등)로 ㅇ은행 ㅈ지점장 김아무개(49)씨 등 전·현직 은행원 6명과, 이들을 통해 외화를 송금하고 받은 122명 등 모두 12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일본에 있는 환치기 브로커 박아무개(34)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과 강제송환을 협의하고 있다.
김씨 등 은행 직원들은 차명으로 7개의 외국환 계좌를 열고 2002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박씨로부터 엔화를 송금받은 뒤, 우리나라 돈으로 바꿔 박씨의 국내 계좌에 166억원을 불법적으로 보내준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일본에서 송금의뢰자들을 모은 뒤 외환을 송금하면서 전체 금액의 10분의 1을 수수료로 받아 챙긴 혐의다.
경찰은 김씨가 2002년 도쿄지점에 근무하면서 전임 지점장 김아무개(49)씨의 소개로 박씨와 친분을 쌓은 것으로 보고, 은행원들과 박씨 사이에 금품이 오갔는지 조사 중이다. 김씨는 환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뒷돈 거래 등이 포함된 불법 환치기는 아니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불법 환치기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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