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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직접 필로폰 팔고…수배자한테 뒷돈…소변 바꿔치기도

등록 2010-12-26 20:06수정 2010-12-27 10:05

마약수사 경찰의 ‘부당거래’
검찰, 40대 경사 구속기소
마약 수사 경찰관이 마약사범을 잡기는커녕 오히려 마약을 팔고 사건을 무마해준 사실이 드러났다. 베테랑 마약 수사 경찰관의 ‘부당거래’가 검찰에 적발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희준)는 직접 필로폰을 팔고 수배자로부터 뇌물을 받고 체포하지 않은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 및 뇌물수수 등)로 서울 용산경찰서 마약수사팀 이아무개(47) 경사를 구속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검찰 조사 결과를 보면, 이 경사의 범행은 2007년 5월 상습 마약 사범인 이아무개(52)씨와 인연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필로폰 투약 혐의로 내사하던 이씨에게서 “사건을 없던 것으로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300만원을 받았다. 올해에는 지명수배된 이씨를 만나 “사건을 잘 해결해주겠다”며 3000만원을 요구하는가 하면, 현금 100만원과 240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았다. 식사와 음주 자리에는 동료 경찰관 3명도 동석했다.

이 경사는 지난 8월, 이씨로부터 ‘필로폰을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마약장사를 하기도 했다. 판매책인 박아무개씨에게 전화를 걸어 필로폰 10g을 450만원에 ‘은밀하게’ 거래하기로 약속했다. 고속버스 택배로 ‘약’을 받았고 ‘약값’은 오토바이 퀵서비스로 보냈다. 모발을 탈색하고 수액으로 마약 성분을 제거할 수 있다는 조언은 ‘보너스’였다.

11월에는 이씨가 동대문경찰서에 체포되자 “검사에 응하지 말고 소변을 참으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 경사는 급히 조사받는 현장으로 달려가 변호인처럼 그를 도왔다. 다른 사람의 소변이 담긴 콘돔을 이씨에게 건네 ‘소변 바꿔치기’를 시도했지만 콘돔이 터지는 바람에 증거조작에는 실패했다. 이밖에 이 경사는 이씨를 위해 변호인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수임료의 일부인 1000만원을 빼돌리기도 했다.

마약 사건 해결사로 나선 이 경사의 ‘부당거래’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가 이씨를 조사하면서 꼬리가 잡혔다. 이 경사가 검찰청에서 조사를 받는 이씨에게 “변호사를 선임하라”, “일단 부인하라”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을 수상히 여긴 검찰이 이씨를 추궁한 끝에 이 경사의 혐의를 찾아낼 수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이 경사는 이전에도 뇌물 사건으로 구속 기소됐지만 무죄 판결을 받고 복직했으며 그 뒤 범행이 더 대담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소변 바꿔치기에 소변을 제공한 사람 등 공범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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