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일수 짧고 석방-재석방 반복…‘김운용 빅딜설’의혹 증폭
법무부가 최근 청와대와 삼성의 보도 외압 논란을 빚은 ‘삼각 빅딜설’의 당사자인 김운용(74)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가석방하기로 해 뒷말을 낳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 23일 정기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열어 김 전 위원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54)씨를 포함한 재소자 709명을 오는 30일 가석방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하지만 이들이 수감기간에 형집행 정지와 구속집행 정지 등으로 석방과 재수감을 반복했을 뿐 아니라, 수감 일수가 이번 가석방 대상자 가운데 가장 짧아 형평성 시비를 낳고 있다. 김 전 위원은 2004년 10월30일 구속집행 정지를 신청해 79일 동안 교도소 밖에 있었고, 징역 2년의 형기 가운데 1년2개월7일 동안 수감돼 형 집행률이 59.9%에 불과했다. 김홍업씨는 2003년 9월부터 6차례 형 집행정지를 신청해 1년6개월 동안 석방돼 있었고, 형 집행률 역시 징역 2년 가운데 1년6개월10일로 76.8%였다.
특히 김 전 위원의 가석방은 국제올림픽위 부위원장 사퇴를 놓고 청와대가 자크 로게 위원장과 뒷거래를 했다는 ‘삼각 빅딜설’과 관련해 의혹을 사고 있다. 청와대가 김 전 위원의 자진사퇴 대가로 가석방을 약속하고, 자크 로게 위원장한테서는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 지원 등을 보장받았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김 전 위원은 5월20일 국제올림픽위 부위원장을 사퇴한 지 10일 뒤에 열린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도 심사 대상에 올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이런 의혹을 보도하려던 <월간중앙>이 청와대 등의 압력으로 기사를 싣지 못했다는 의혹까지 겹쳐 논란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형 집행률이 58.6%인 살인죄 수형자를 지난 석탄일 사면 때 가석방한 전례도 있었으나, 김 전 위원의 경우 지난달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 ‘특혜의혹을 살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심사가 보류됐다”며 “하지만 김 전 위원의 건강상태가 계속 악화됐고, 김홍업씨도 고혈압과 우울증으로 건강이 매우 안 좋아 심도있는 심사를 거쳐 가석방을 결정했다”고 해명했다.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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