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담당 경찰서장 참석 행사때
한 신도 “맞은 담임목사 전화 받아”
일부 교인 “압력 넣는거냐” 반발
한 신도 “맞은 담임목사 전화 받아”
일부 교인 “압력 넣는거냐” 반발
새해 초 담임목사와 부목사의 폭행 사건([관련기사] 소망교회 담임목사와 부목사간 폭력사태)으로 물의를 빚은 소망교회의 한 장로가 교계의 신년 행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소망교회 담임목사인) 김지철 목사에게 위로전화를 했다”고 발언해 논란을 낳고 있다. 이 신년 행사에는 폭행 사건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강남경찰서장이 참석했으며, 이 때문에 소망교회 일부 교인들이 “관할 경찰서장에게 압력을 넣는 것이냐”며 반발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교회에선 대한예수교 장로회 서울강남노회의 신년하례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강남노회 소속 30여개 교회의 목사와 장로뿐 아니라 신연희 강남구청장, 안병정 강남경찰서장, 박재진 수서경찰서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소망교회 김지철 담임목사는 지난해 11월까지 강남노회장을 지냈다.
10일 신년하례식 참석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행사에서 박아무개 소망교회 장로가 마이크를 잡고 “지난 2일 부목사들이 일방적으로 김 목사를 폭행했으며, 이명박 대통령께서도 입원중인 김 목사에게 위로전화를 했다”고 밝혔다. 이에 소망교회 김아무개 장로가 “관할 경찰서장이 있는 자리에서 대통령 전화 운운하는 것은 수사에 압력을 가하려는 의도 아니냐”고 항의를 했다. 이 문제로 장내가 소란해지자 주최 쪽은 마이크를 껐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에 대해 안병정 강남경찰서장은 “강남노회 신년하례식은 강남 지역 교회들이 지역 내 기관장들을 초청해 여는 조찬기도회이고, 1년에 한 번 인사하는 자리여서 참석했다”며 “한 장로가 소망교회 사건이 부끄럽다고 말하는 것은 들었지만 대통령의 위로전화 이야기가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강남경찰서는 지난 2일 소망교회 폭력 사태와 관련해 최아무개 부목사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6일 법원에서 기각됐으며, 일부 교인들은 “경찰이 목격자 진술도 받기 전에 일방 폭행으로 결론을 냈다”며 반발한 바 있다.
한편, 6일에는 김지철 목사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이학주 목사가 청와대를 방문해 이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씨에게 ‘김지철 목사가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전했고, 김윤옥씨는 이에 대해 ‘부목사들에게 실망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교회 내에서 김 목사 쪽 인물로 분류되는 이들은 당시 정황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고, 이 목사는 휴대전화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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