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깨지고 야권 하나 돼도 박근혜 못 이길 것”

시사장악퀴즈. 신년특집. 2012 대선 후보 완전정복. 하니TV

[특집] 김어준의 뉴욕타임스 ‘2012 대선 후보 완전정복’
김어준 “문재인이 박근혜 아우라 대적할 유일한 대항마”

“어느 누구도 박근혜의 풍모에서 품어져 나오는 아우라를 이길 수 없다. 딱 한 사람 문재인뿐이다.”(김어준)(* 아우라: 예술 작품에서, 흉내 낼 수 없는 고고한 분위기. 독일의 철학가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의 예술 이론에서 나온 말)

“박근혜 전 대표가 가장 유력하다. 차기 대선에서 박근혜 우위를 깰만한 사람은 없다.”(김용민)

“한나라당이 깨지고, 야당이 하나로 뭉치는 ‘다여일야 구도’라도 박근혜를 이기기 쉽지 않을 것이다.”(고성국 정치평론가)

단연 박근혜다. 박근혜를 빼놓고 차기 대선 구도를 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다. ‘김어준의 뉴욕타임스’가 신년특집으로 차기 대선 후보 10명을 놓고 누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큰지를 심층 분석했다. ‘2012 대선 후보 완전정복’은 “새해에도 변함없이 피해가지 않고 정곡을 찌르는 통쾌한 시사비평을 하겠다”고 선언한 뉴욕타임스가 준비한 새해 첫 작품이다.

“가장 날카로운 비판을 가장 재미없게 하지”(김어준)만, 김용민이 “가장 존경하는 정치평론가”라고 소개한 고성국 박사(정치학)가 초대 손님으로 나왔다. 고 박사는 김어준과 김용민도 진행을 맡았던 시비에스(CBS) 시사프로그램 ‘시사자키’의 초대 진행자로, 그 바닥에서 알 만한 이는 다 아는 ‘선수’다. 탁월한 정치 전망과 세련된 정치평론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 “문재인, 이명박이 아닌 것의 총합”

차기 대선 후보로 입질에 오르는 10명에는 여권 후보로 박근혜, 오세훈, 김문수, 야권에서 손학규, 정동영, 유시민, 문성근, 이정희, 노회찬 등이 선정되었다. 그런데 김어준이 느닷없이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차기 대통령감”이라며 편들고 나왔다. 10명의 후보를 제치고 문 전 비서실장이 맨 먼저 링에 올랐다. 김어준은 “모든 유행은 이전 유행의 결핍을 추구하기 마련”이라며 “노무현이 아닌 것의 합이 이명박 대통령이고, 이 대통령에 피로감을 느낀 국민들이 ‘이명박이 아닌 것의 총합’을 찾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어준은 이 대통령과 다른 문 전 실장에 대해 “약속을 지킬 것 같고, 예측 가능하고, 측근에게 사사롭게 이익을 나눠주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라며 “그 위치를 독점하고 있는 정치인은 박근혜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부동의 대선 후보 1위인 ‘박근혜 대항마’로 문 전 실장을 점찍은 것이다.

# “이명박 아닌 것의 총합도 국민 피로하게 해”

그러나 고 박사는 “문 전 실장이 노 대통령 서거 이후 보여준 진정성 있는 모습 때문에 감성적인 부분에서 확실히 강점이 있다”면서도 “‘이명박이 아니면 다 된다’는 식으로 문재인을 뽑으면 국민은 또 피곤해진다”고 반박했다.

고 박사는 또 “(문재인의) 문제는 스스로 권력의지가 없다는 것이고, 노무현의 친구, 노무현을 보좌한 사람으로서 탁월한 중간자의 지도력을 보여줬지만, 최고 리더가 갖춰야 할 지도력이 있는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어준은 “문재인은 사사롭지 않고 경우가 바르기 때문에 보수도 이 사람을 싫어할 수 없고 보수가 수용 가능한 지점이 있다”며 “박근혜의 풍모에서 품어져 나오는 아우라를 이길 수 있는 딱 한 사람이 문재인”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 박근혜 대세론 실체는 이미지와 스토리

두 사람의 팽팽한 입씨름은 김용민이 “박근혜 전 대표가 가장 유력하다. 차기 대선에서 박근혜 우위를 깰만한 사람은 없다”며 ‘박근혜 대세론’을 주장하면서 화제가 옮아갔다.

고 박사는 “연초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를 보면 박근혜는 30% 중반을 넘었고, 모든 후보의 지지율을 합해도 따라가지 못하는 부동의 1위”라며 “박근혜 대세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게 접근하면 상투적인 대응만 나온다”고 지적했다.

고 박사는 박근혜 대세론의 핵심이 이미지와 스토리에 있다고 강조한다. “대선은 이미지뿐 아니라 스토리가 받쳐줘야 한다.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정치적 스토리가 없으면 국민이 지지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박정희와 육영수의 비극적인 죽음을 모두 박근혜의 정치 스토리로 받아들인다. 박근혜는 거기에 20대에 퍼스트레이디를 했고, 군사정권에 핍박을 받는 등 스스로 만든 정치적 스토리도 상당하다.”

# ‘박근혜 평생 까임방지권’ 박정희의 정치 스토리도 계승

고 박사는 “박근혜가 박정희가 서거했을 때 ‘판문점은 요’라고 말하고, 면도칼 테러를 당하고도 ‘대전은 요’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어릴 때부터 그렇게 교육을 받아와 오리엔트(체질화) 된 것”이라며 “박근혜의 이미지와 스토리가 부모 세대에 상당히 호소력이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깨지고, 야당이 하나로 뭉치는 ‘다여일야 구도’라도 박근혜를 이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어준도 박근혜의 정치 스토리와 관련해 “박근혜에게는 캐네디 대통령의 미망인 재클린과 같은 비련의 이미지가 있다”며 “‘평생 까임방지권’을 획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어준은 “아버지를 국가로 보는 정서적 국가주의자로 박근혜에게는 관념적 국가만 있다”며 “돈을 벌거나, 시집을 가거나, 애를 낳거나 하는 등 일반인들이 겪은 어떤 것도 겪어본 적이 없다는 것이 박근혜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말했다.

# 대선 가도의 이명박 변수…박과는 빅딜, 측근들과는 “운명이다”

김용민은 “박근혜 대세 가도에서 가장 큰 변수는 이명박 대통령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박근혜가 MB 정권의 핍박으로 주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김어준의 뉴욕타임스. 스마트폰용 QR 코드.

고 박사는 “MB는 남은 임기에 좋은 평가를 받고, 퇴임 뒤 노후생활을 편안하게 보장받는 것이 최대 목표일 것”이라며 “현실주의자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될 박근혜와 대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고 박사는 “MB가 여권 차기 주자로부터 퇴임 뒤를 보장하는 약속을 받는다고 하면, 역설적으로 누구에게 받는 것이 가장 믿을 수 있겠느냐”며 “그나마 박근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어준은 “지금까지 들어본 이야기 중에 제일 예리한 분석”이라며 “그러나 MB는 박근혜는 믿어도 박근혜 밑에 사람들은 믿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고 박사는 “그것은 (이 대통령) 운명이다”고 짧게 응수했다.

박종찬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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