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을지로 동을 위하여 일할 분을 공개모집합니다.” 지난 27일 오후, 서울시 중구 을지로 3가 네거리에 을지로동사무소 이름으로 걸린 생뚱한 펼침막이 비에 젖은 채 걸려 있다. 동사무소가 직접 △주민자치위원회 위원 △새마을지도자협의회 회원 △바르게살기운동위원회 회원 △자연보호협의회 회원 △맑고푸른중구21 실천단원 △ 한국자유총연맹 회원 등을 모집한다는 내용이다. 펼침막에 적혀 있는 관변단체가 알아서 해야 할 일을 동사무소에서 ‘알선’까지 하는 이유가 뭘까? 그리고 왜 붙였을까? 펼침막에 적혀 있는 전화번호 OOOO-OOOO번으로 전화를 걸었다. %%990002%%
동사무소 관계자는 “구에 소속된 직능단체인데 활동이 부진해서 단체 활성화를 위해서 걸었다”며 “뗀 줄 알았는 데 아직도 붙어 있는지는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동사무소에서 관변단체 회원까지 모집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지역발전을 위해서 직능단체·관변단체 회원을 모집하게 된 것”이라며 “(다른 동사무소에서도 회원모집을) 하는 데도 있고 안 하는 데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 말대로라면 다른 동사무소에서도 회원모집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동사무소의 노력에도 관변단체 회원 모집의 효과는 신통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회원모집이 늘었느냐는 질문에 “생각했던 것보다 관심을 안 보인다”며 “실제 온 분은 몇 분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관심을 보인 주민들은 해당 단체의 회장에게 연락해 회원으로 활동하게 했다”고 밝혔다.
![]() |
||||
![]() |
■ 동사무소 관계자 일문일답
- 을지로 3가 걷다 보니까 회원모집한다는 펼침막 걸려 있던데요.
= 아, 저희 동에서 붙인 것 같습니다. - 그런 것은 동사무소가 아니라 단체에서 직접 걸어야 되는 것 아닌가요? = 네. 내용이… (상급자를 부름) - <한겨레> 기자인데요. 회원모집 펼침막 있잖아요. = 지금도 부착이 돼 있는 모양이네요. 난 뗀 줄 알았는데 아직도 붙어 있나요? - 네 = 바로 떼겠습니다. - 왜 펼침막까지 거셨나요? = 우리 동네 직능단체가 여러 개가 있는데, 단체 활성화 차원에서 모집공고를 붙인 겁니다. - 거기 보니까 주민자치위원회야 동 사무소에서 필요하지만 새마을, 바르게, 자유총연맹 등은 사단법인 단체인데, 그 단체들은 자기들이 모집해야 하지 않나요? = 동 직능단체입니다. 단체분류하면 자생단체와 직능단체가 있는데, 향우회 같은 것은 자생단체이니 자기들이 알아서 하지만, 동에서 운영하는 직능단체들이 있습니다. 그런 단체들이 관변단체죠. 구에서 보조금도 약간 지원해주고, 저희 동에서 회의도 하고 그렇습니다. 단체 활동을 활성화시켜 볼까 하고 회원들을 모집한 것입니다. 단체 활동도 부진하고 해서, 단체 활성화와 지역발전을 위해서 한 것입니다. - 회원은 늘었나요? = 생각했던 것보다 관심을 안 보이네요. 왜냐면 우리 동은 인구가 8800명 정도로 적다 보니까 직능단체 회원들이 부족해요. 그래서 좀더 특별하게 했는데, 주민들이 관심이 없네요. - 그렇게 모집공고 붙이라는 상급기관의 지시라도 있었나요? = 저희 자체적으로 규정도 없고, 주민이 없다 보니까 직능단체 운영을 잘해 보려고 한 것입니다. - 주민이 회원가입 신청하면 어떻게 하나요? = 주민이 어느 단체에 가입해보고 싶다고 그러면 단체별로 회장이 있는데, 회장에게 연락해 회원으로 포함시킵니다. 그런데 실제로 오신 분들은 몇 분 안되네요. - 다른 동사무소에서도 그렇게 하나요? = 자체적으로 지역발전을 위해서 하는 것이니까 하는 데도 있고 안 하는 데 도 있고 그렇습니다. 우리는 인구가 없고, 회원들도 얼마 안 되고 그래서 안내를 해봤습니다. - 얼마동안이나 거신 거죠? = 6월10일께부터 20일까지 내건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관심이 얼마 없다 보니까 계속 붙여놓은 것 같습니다. - 그럼 그런 단체들이 동에서 무슨 일을 하나요? = 단체마다 정관이 있고 특색이 있습니다. 동에 바르게살기도 있고, 새마을부녀회도 있고, 정관은 다 다르죠. 구에서는 단체 담당하는 팀이 별도로 있습니다. 구 자치행정과에서 전체적으로 직능단체를 직접 운영하죠. 거기에 따라서 동에서 실제로 회의도 하고 개별적으로 단합대회도 하고 그렇습니다. |
![]() |
||
![]() |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이승경 기자 yami@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