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국내최대 법무법인 김앤장, 깊어가는 ‘권력과의 교감’

등록 2011-01-26 08:22수정 2011-01-26 08:26

최근 3년 금감원·국세청 등 고위공직자 63명 영입
윤증현, 장관 진출…박한철은 헌법재판관 후보로
최근 낙마한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에 이어 27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박한철 헌법재판관 후보자도 ‘회전문 인사’로 논란이 되고 있다. ‘고위 공직→대형 로펌→고위 공직’으로 돌고 도는 관행을 두고 ‘전문성과 경험을 살린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특정 로펌의 권력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국내 최대 법무법인(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로 최근 3년간 자리를 옮긴 판검사 및 금융·세무·정부기관 공무원(직전 근무처 기준)은 모두 63명에 이르는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김앤장이 같은 기간 영입한 새 구성원 217명 가운데 29%나 된다.

특히 변호사나 회계·세무사가 아니면서 ‘고문’ 직함을 달고 이 기간에 영입된 22명 중 19명은 금융감독원·공정거래위원회·방송통신위원회·국세청 등에서 고위직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가 해당 정부기관과 김앤장의 인터넷 누리집(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해 보니, 김앤장은 2008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모두 217명을 구성원으로 영입했다. 이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사법연수원생(34~39기)이 71명으로 가장 많았고, 판사 출신이 19명, 박한철 후보자 등 검찰 출신 11명, 변호사(판검사 출신 포함) 16명이었다.

변호사 중에선 이명박 정부의 첫 국가정보원 2차장(국내담당)에 임명됐던 김회선 변호사가 있다. 검찰 출신인 김 변호사는 법무부 기획관리실장(검사장급)을 끝으로 2005년 김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2008년 3월 국정원 2차장에 임명된 뒤 이듬해 10월 김앤장으로 복귀해 기업형사 부문을 맡고 있다. 전형적인 회전문 인사로 국내 정보를 쥐고 있던 국정원 2차장 출신이 특정 로펌의 기업형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김앤장은 ‘주요 고객’인 대기업 관련 업무를 맡았던 고위 공직자들을 자문역인 ‘고문’으로 대거 영입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에서 물러난 뒤 2008년부터 김앤장 고문으로 있다가 지난해 2월 장관이 됐다. 공정위에서는 사무처장 2명이 퇴직한 뒤 곧바로 김앤장에 갔고, 국무총리실 조세심판원 심판관과 관세청 세관장 등 고위 세무공무원들이 김앤장 구성원으로 변신했다. 금융·투자 정책에 큰 힘을 발휘하는 금융감독원은 부원장(2명) 등 5명이 김앤장에 들어갔다.

종합편성 채널 선정을 앞둔 지난해에는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융합정책실장 등 고위 공무원 2명이 김앤장으로 이직했다. 김앤장에는 현재 32명의 고문이 있지만 사실상 고문 역할을 하는 ‘고문급 변호사’들을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거꾸로 김앤장 구성원이 정부 정책이나 입법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를 맡는 경우도 있다. 이 기간 김앤장 소속 변호사·고문 등이 △방통위 규제개혁·법제선진화 특별위원회 위원 △방송통신심의위 위원 △국토해양부 투자자문위원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 △교육과학기술부 고문변호사 △한-EU 자유무역협정 전문가 자문위원 등으로 임명·위촉되기도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23일 성명을 내어 “퇴직 공직자들이 공직에서 얻은 인맥과 정보를 활용해 로펌에서 로비스트 역할을 하고, 다시 공직에 오른 후에는 해당 로펌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앤장의 한 변호사는 “회계·세무법인에도 이른바 고문들이 있는데 로펌에만 그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며 “공직자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전문성과 경험을 사장시키는 게 옳은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그는 “현 정부뿐 아니라 참여정부 등에서도 로펌 출신들이 공직에 많이 진출했는데 로펌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공직에서 배제한다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소주만 한 병 딱…” 윤 발언 풍자한 YTN 돌발영상 돌연 삭제 1.

“소주만 한 병 딱…” 윤 발언 풍자한 YTN 돌발영상 돌연 삭제

정부 ‘의대 증원’ 속도 낼 듯…의사단체 “대법원 재항고” 2.

정부 ‘의대 증원’ 속도 낼 듯…의사단체 “대법원 재항고”

의대 증원 예정대로…법원, 정부 손 들어줬다 3.

의대 증원 예정대로…법원, 정부 손 들어줬다

국회의장 후보, 우원식 되고 추미애 안 된 이유 [5월17일 뉴스뷰리핑] 4.

국회의장 후보, 우원식 되고 추미애 안 된 이유 [5월17일 뉴스뷰리핑]

의대 증원 집행정지 기각…정부 “의료개혁 큰 산 넘어” 5.

의대 증원 집행정지 기각…정부 “의료개혁 큰 산 넘어”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