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서경찰서는 29일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서 주차된 차량의 문을 따고 차 안에 있는 물품을 훔쳐온 혐의(상습 절도)로 박모(28)씨를 구속하고 이모(28)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월24일 오전 2시께 서울 강남구 포이동 소재 한 주차장에서 박모(27)씨가 주차해 놓은 차량의 문을 철제 자를 사용해 연 뒤 카메라 세트 등 270만원어치의 금품을 훔치는 등 약 200차례에 걸쳐 2억5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다.
조사 결과 주로 주택가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을 대상으로 삼은 이들은 진동계측기와 노트북, 네비게이션 등 훔친 고가의 물품은 인터넷 경매사이트를 통해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 2월 경매사이트에 장물이 올라온 것을 수상하게 여긴 경찰의 추적 끝에 결국 검거됐다.
주범 박씨와 공범들은 부모가 중소기업체의 회장이거나 남대문시장 대형 도매상을 하고 있으며, 경제적인 이유보다 호기심에 한 차례 범행을 저지른 후 잘못된 성취감에 빠져 범행을 계속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경찰에 "2003년 11월 호기심에 플라스틱 자로 차량의 문을 따 봤는데 쉽게 열려 그 뒤 철제 자를 구입해 친구를 끌어들여 이같은 일을 계속했으며 하면 할수록 재미가 들어 그만둘 수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박씨는 낮에는 해외 어학연수로 익힌 영어 실력으로 명문대 영문학과 출신이라고 속여 강남 일대에서 영어과외교습을 하고 밤에는 승합차를 몰며 공범들과함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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