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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이주여성 ‘정치 참여’ 활발해질 것”

등록 2011-02-09 18:26

아리옹 수헤르테이(37)
아리옹 수헤르테이(37)
직장일·육아·학업까지 ‘병행’
500명 설문조사 ‘정향’ 분석
“내년엔 박사과정에도 도전”
“아기 돌보며 일하느라 우리 같은 주부들은 정치적인 문제에는 바보일 거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9일 서울 월계동에서 만난 몽골인 아리옹 수헤르테이(37·사진)는 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결혼 이민자 모임에서 결혼 이주여성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외국인 관련 정책에 대한 평가부터 대선 후보의 외모에 대한 농담까지 별의별 이야기가 나왔어요.” 2002년 한국 남성과 결혼해 정착한 아리옹은 그때부터 결혼 이주여성과 ‘정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막연했던 고민은 2008년부터 다닌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대학원 석사 논문을 준비하면서 구체화됐다. 그는 지난해 경기도 거주 영주권자와 한국국적을 가진 결혼 이주 여성들 500여명을 대상으로 영어·몽골어·중국어 등 여러나라의 언어로 된 설문지를 만들어 조사를 했다. 그는 “평소 알고 지내던 외국인 단체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민주주의라고 하면 개개인의 목소리가 막혀 있지 않아야 하잖아요. 그 목소리를 투표로 표현하는 거고요.”

그는 설문조사를 통해 이주여성들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투표 참여 유형들을 분석해 ‘이주 외국인의 정치적 정향-결혼 이민자의 정치적 참여 양상을 중심으로’란 석사 논문을 지난 8일 내놨다. 논문에서는 베트남·필리핀·타이·캄보디아 등 동남아 출신 응답자의 17.1%만이 국내에서 투표에 참여했으며, 중국·일본·몽골·러시아 등 동북아 출신은 이보다 다소 높은 26.2%가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그는 “앞으로 투표 참여 의사를 밝힌 응답자는 73.1%에 이른다”며 “투표를 통해 한 사람의 시민으로 똑같이 대접받는다는 의미니까 그 자체로 제일 중요한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가족들에게 제일 미안하죠.” 논문을 쓰는 일은 쉽지 않았다. 아리옹은 전국 최초로 외국인 신분으로 경기도청 다문화가족과에 계약직으로 채용돼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지난해 가을부터 겨울까지 한창 논문을 쓸 때는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간 딸과 3학년인 아들을 밤 10시께 억지로 재워놓고 새벽 1시~2시까지 논문을 쓰고 다음날 아침 7시반에 출근길을 나서곤 했다.

한국사회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지식을 가지고 싶어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했다는 그는 “올 가을에 박사과정에 도전할 계획”도 밝혔다. 그는 “앞으로 결혼 이주 여성들의 정치 참여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믿는다”며 밝게 웃었다.


글·사진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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