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서종욱 사장이 1천만원 상품권 건네” 진술 확보
군 공사 ‘대가성’ 여부 주목…MB측근 수사 본격화
군 공사 ‘대가성’ 여부 주목…MB측근 수사 본격화
건설현장 식당(함바) 운영권 비리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여환섭)는 17일 장수만(61) 전 방위사업청장의 금품수수 혐의를 잡고 대우건설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장 전 청장의 혐의가 확인되는 대로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배건기(53) 전 청와대 감찰팀장에 이어 이른바 ‘엠비(MB) 실세’가 이 사건으로 다시 수사를 받게 된 것이다.
검찰은 이날 정오께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있는 대우건설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장 전 청장이 대우건설 서종욱(61) 사장에게서 1000여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받은 정황을 포착해 대가성 여부를 수사해왔다. 검찰은 지난주에 이 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이 상품권이 장 전 청장에게 간 경위를 조사했으며, 서 사장이 장 전 청장에게 상품권을 건넨 것으로 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전 청장은 지난달 ‘함바 비리’와 관련해 자신의 이름이 언론에 나오자 서 사장한테서 받은 것을 포함해 모두 1300만원어치의 상품권을 고교 동창인 세무사 이아무개(61·구속)씨에게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은 이씨의 비리를 수사하던 대구지검 서부지청이 이를 파악하고, 그 내용 일체를 서울동부지검에 넘기면서 불거졌다. 이 상품권의 ‘성격’을 두고 대우건설 쪽은 “지난해 추석 때 떡값 명목으로 줬을 뿐 대가성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국방부가 지난해 4월 발주한 특전사령부와 제3공수여단사령부 이전사업 공사를 수주한 대우건설이 사업상 편의를 위해 장 청장에게 이 상품권을 건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사실관계를 확인중이다. 특전사 이전 시설공사는 현재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 있는 사령부를 경기 이천 마장면으로 옮기는 4078억원 규모의 공사로, 지난해 정부가 발주한 공공건설 공사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혹이 불거지자 장 전 청장은 지난 16일 사직했다. 이어 방사청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그는 “저와 관련한 의혹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사태는 혐의의 진실 여부를 떠나 당혹스러운 일”이라며 “저 때문에 방사청 임무에 차질이 빚어져선 안 되겠다는 판단으로 사직한다”고 밝혔다. 장 전 청장은 2008년 조달청장을 맡은 지 1년 만인 2009년 1월 국방부 차관에 취임했다가 지난해 8월 방위사업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서 사장은 장 전 청장의 고려대 같은 과 1년 선배다.
한편, 검찰은 이날 저녁 함바 브로커 유상봉(65·구속기소)씨한테서 금품을 받은 혐의를 사고 있는 김병철(56) 전 울산경찰청장(현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을 지난달 17일에 이어 두번째로 불러 조사했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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