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이귀남 법무-남기춘 전 지검장 ‘수사 개입’ 싸고 꼬리문 갈등

등록 2011-02-18 21:24수정 2011-02-18 22:03

이귀남 법무부장관(왼쪽), 남기춘 전 서부지검장.
이귀남 법무부장관(왼쪽), 남기춘 전 서부지검장.
울산 이어 한화 수사도 충돌 “이귀남, 남기춘 날린다” 얘기
법무장관이 수사지휘땐 총장 거치도록 법으로 제한
남 전 지검장 사표 뒤늦게 ‘뒷말’ 무성

남기춘 전 서울서부지검장이 한화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 도중 사표를 내고 떠난 지 20여일이 지났는데도, 검찰 안팎에선 여전히 뒷말이 무성하다. 특히 그의 사직 이유를 두고 이귀남 법무부 장관의 부당한 수사지휘에 항의한 것이라거나, 한화·태광그룹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검찰을 떠날 생각이었다는 등 여러 ‘설’이 나돌고 있다.

사달은 한화그룹 수사에서 비롯됐다. 서울서부지검이 총력을 기울인 한화 수사는, 그룹 비자금 조성·관리를 총괄했던 홍동옥 여천엔시시(NCC) 사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직후 중대한 기로에 놓인다. 검찰은 애초 홍 사장을 구속한 뒤 김승연 회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었으나, 이런 ‘일정’ 자체가 어그러질 상황을 맞게 된다. ‘부당 지휘설’은, 이 무렵에 장관이 영장 재청구를 하지 말라는 뜻을 수사팀에 전달했고, 남 전 지검장은 이에 불복해 항의 표시로 사직을 했다는 것이다.

검찰청법(제8조)은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해, 정무직인 장관이 개별 사건 수사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차단 장치’를 두고 있다. 장관이 직접적인 의사 표시를 했다면 이 조항을 어긴 것이 된다.

그러나 ‘실상’은 조금 다른 것 같다. 복수의 검찰 인사들은 서울서부지검 간부가 법무부의 한 과장과 통화하다 법무부 쪽의 기류가 어떤지를 물었고, 부정적 답변을 들은 서울서부지검 간부가 그런 내용을 남 전 지검장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장관이 무슨 지시를 ‘직접’ ‘먼저’ 한 것이 아니라 취지다. 대검찰청도 당시엔 영장 재청구를 말리려는 분위기가 강했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검찰의 고위 간부는 “서울서부지법에서 홍 사장의 영장을 기각한 사유를 보면, 영장을 재청구해도 발부하지 않겠다는 강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그래서 재청구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뜻을 대검찰청이 서울서부지검에 전달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검의 입장을 모르지 않을 장관이 오해받을 가능성을 무릅쓰고 재청구하지 말라는 지시를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럼에도 서울서부지검은 홍 사장의 영장을 재청구했고, 서울서부지법은 기다렸다는 듯 이를 기각했다. 이 장관이 이 즈음에 남 전 지검장의 인사조처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후문’도 있다. 아무튼 그로부터 얼마 뒤인 지난달 28일 남 전 지검장은 인사대상이 아니면서 고검장 순환인사가 발표된 날 사표를 냈다.


남 전 지검장의 사직과 부당 지휘설이 더욱 증폭된 까닭은, 남 전 지검장이 울산지검장으로 있던 때에 맺어진 두 사람의 ‘악연’ 때문이다. 법무부 사정에 밝은 한 검사는 “법무부에서 한나라당의 부탁으로 한나라당 소속 구청장 수사 상황을 울산지검에 문의했는데 그때 보고한 내용과 달리 나중에 상당수 정치인이 기소됐고, 그 일로 장관이 한나라당 쪽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고 들었다”며 “장관은 이를 허위보고로 간주하고 남 전 지검장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갖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한편에선 남 전 지검장이 한화 수사과정에서 일찌감치 검찰을 떠날 결심을 굳히고 있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시 수사 상황에 정통한 한 간부는 “남 검사장은 법무부의 외압 때문이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 나온 수많은 뒷말에 대해 본인의 생각이 있어 떠날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그게 공교롭게 고검장 인사와 맞물린 것일 뿐”이라고 했다. 그의 말에는, 정·관계 네트워크를 총동원한 재벌 기업의 ‘참언’에 결국 남 전 지검장이 낙마하고 만 것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그러나 당사자인 남 전 지검장은 18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검찰을) 떠나온 사람으로서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