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성 없어” 주장…한씨가 선물한 뒤 경쟁자 감찰조사 받아
* 전군표 : 전 국세청장
* 전군표 : 전 국세청장
한상률(58) 전 국세청장의 비리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최윤수)는 ‘그림 로비’를 받았다고 지목된 전군표(57·가석방중) 전 국세청장 부부를 소환 조사했다고 13일 밝혔다.
전 전 청장 부부는 2007년 초, 당시 차장이던 한 전 청장 부부에게서 <학동마을>을 선물 받았다. 전 전 청장의 부인은 2009년 1월 언론 인터뷰에서 “한 전 청장이 그림을 선물하면서 당시 자신의 경쟁자이던 김아무개 지방국세청장을 밀어내달라는 청탁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그림 로비’설의 출발점이 된 폭로였지만, 전 전 청장의 부인은 나중에 “대가성이 없는 단순한 선물이었다”고 말을 바꿨다. 검찰 관계자는 “한씨와 전씨 부부의 진술이 대략 일치해 대질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 전 청장 부부가 <학동마을>이 단순한 선물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유지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그림 선물의 대가성을 입증하기 위해 2007년 초 국세청 내부 상황에 수사의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차기 국세청장 자리를 놓고 한 전 청장과 경쟁했던 김 전 지방국세청장은 그해 4월 석연찮은 이유로 내부 감찰조사를 받은 뒤 퇴임식도 치르지 않은 채 국세청을 떠났다. 한 전 청장이 청탁했다는 내용이 공교롭게도 실현된 셈이다. 검찰은 곧 김 전 지방국세청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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