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환기간·금액 실제와 다른데
한국장학재단, 수정 바로 안해
추심엔 큰관심…업체 선정 공고
한국장학재단, 수정 바로 안해
추심엔 큰관심…업체 선정 공고
‘취업후 상환 학자금대출’(ICL·든든학자금)을 주관하는 한국장학재단 누리집에 탑재된 상환액 계산기의 정확성이 떨어져, 실제 상환기간과 상환액을 제대로 알려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는 17일 “2011년에 입학해 4년 동안 3200만원을 대출받는 남자 신입생이 2017년에 직장에 취업해 그 이듬해 연봉이 2814만원(이후 해마다 임금상승률 5% 적용)이고 그때부터 대출금을 갚는다는 가정 아래 계산을 해보니, 31년간 9677만원을 상환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조건을 적용해 재단 누리집의 계산기로 상환액을 계산하면 16년 동안 6735만원을 갚는 것으로 나타나, 상환기간은 15년 짧고 상환액은 2942만원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든든학자금은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 방식인데다, 상환 공식이 복잡해 장학재단은 누리집에 계산기를 탑재해 상환액을 미리 계산해볼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재단 계산기가 상환 기준소득이 되는 4인가족 최저생계비가 해마다 올라가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2009년 4인가족 최저생계비 1592만원(2011년은 1727만원임)으로 고정해 놨기 때문이다. 든든학자금 의무상환액은 연간 근로소득에서 상환 기준소득(4인가족 최저생계비)을 뺀 금액에 20%를 곱한 값이어서, 최저생계비가 고정돼 있으면 상환기간이 줄어 그만큼 상환액도 줄어들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재단이 최근 학자금 대출 상환을 위한 추심업체 선정 공고를 낸 것으로 드러나, 대출금 상환 정보는 부정확하게 제공하면서 돈을 회수하는 데만 관심을 쏟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등록금 대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전국네트워크’ 안진걸 팀장은 “공고를 보면 업체가 과거 불법·탈법 추심 전력이 있는지 등의 요소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엉터리 계산기로 상환액 시뮬레이션을 하게 하고, 대출 문턱을 높일 수 있는 추심에만 힘을 기울이는 것은 든든학자금 제도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상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장학재단 홍보팀 관계자는 “현재 계산기의 오류를 바로잡는 작업을 하고 있어, 올 상반기 중에는 새 계산기를 탑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심업체 선정에 대해선 “상환 관리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재단 내부에 상환팀을 둬 활동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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