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 실태연구를 보면
구조조정을 당한 노동자의 건강과 심리 변화에 대한 연구가 국내에서는 흔하지 않지만, 국외에서는 활발하게 이뤄져 왔다.
미국 의학전문지 <역학과 공중보건>(JECH)은 2008년 5월호에 스웨덴 중년 남성 4만932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실었다. 이에 따르면 90일 이상 실직을 경험한 남성은 이후 8년 동안 실직하지 않은 남성에 비해 사망률이 1.91배 높았다. 또 2008년 정신의학 전문지 <유럽 정신의학>(European Psychiatry)에 실린 한 논문은 실직을 당한 우울증 환자의 자살률이 실직을 경험하지 않은 우울증 환자에 비해 2.9배 높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실직을 당한 우울증 환자는 일반 우울증 환자에 비해 치료도 더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정신의학 전문지 <정서장애 저널>(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110호에 실린 논문은 “우울증 환자 가운데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우울증 환자들은 실직과 그로 인한 경제적 고통을 당한 경우가 많다”며 “이들은 다른 우울증 환자에 비해 정도가 심하고, 자살 경향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직자들이 사회적인 지지를 많이 받아야 정신 건강이 더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08년 영국에서 정리해고자 546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사회적 지지가 적은 사람들은 일반인에 비해 정신병의 발생이 7.52배 높고, 중간 정도의 사회적 지지를 받은 사람은 3.27배 높다고 보고했다. 사회적인 지지를 많이 받은 사람의 경우는 1.36배였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2007년 유럽연합 고용사회기회균등위원회는 노동자의 생명과 정신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더 나은 일자리 제공 △양질의 교육과 사회의 보호, 건강 서비스 제공 △사회적 연대와 지원 등 3대 원칙을 제시했다.
송채경화 임지선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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