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대학 등록금 인상률
지난 10년간 등록금, 물가 상승률의 2~3배 올라
국립대 등록금은 지난 10년간 1.8배나 올랐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견줘 2.6배나 상승폭이 크다.
6일 국회 김상희 민주당 의원실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학생 1인당 등록금 변동 추이’를 보면, 2001년 국립대와 사립대의 1년 등록금은 각각 243만1100원, 479만7100원이었다. 2010년 등록금은 국립대가 444만3800원, 사립대가 753만8600원이다. 10년 새 국립대는 82.8%, 사립대는 57.1%가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는 31.5% 올랐다. 라면값은 56.2%, 자장면값은 47.3%, 영화관람료는 24.9% 올랐다. 다른 물가보다 대학 등록금이 더 가파르게 오른 것이다.
대학 등록금이 이렇게 천정부지로 오르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예산을 ‘뻥튀기’해 교비회계에서 이월적립금을 쌓아두는 사립대의 욕심 △교육여건 개선보다 건물 신증축 등에만 집중하는 사립대의 지출구조 △기성회비를 올리는 데 제약이 없는 국립대의 수입구조 등을 근본 원인으로 들고 있다.
예산 뻥튀기는 사립대가 예산을 짤 때 수입은 실제보다 낮춰 잡고 지출은 많은 것으로 계획을 세워, 실제 연말 결산 때는 학교마다 수백억원의 돈을 남기고, 이를 고스란히 이월적립금으로 축적하는 행태를 일컫는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가 지난해 수도권 26개 대학 누리집에 공개된 예·결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 대학이 2009년 실제 수입에서 지출하고 남은 돈은 8318억원이나 됐다.
또 대학들은 토지 매입과 건물 신증축 등을 통해 자산을 늘리는 데에도 등록금을 썼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임은희 연구원은 “전체 사립대가 2009년 한 해 토지와 건물 매입비, 건물 신축비에 들인 비용 1조2000억여원 가운데 사학법인 부담금은 10.8%에 불과했다”며 “나머지 금액은 대부분 학생들의 등록금에서 충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대 등록금이 사립대보다 더 가파르게 상승한 원인으로는 국립대 ‘기성회비’가 주범으로 꼽힌다. 국립대 수입은 정부의 일반회계에 편입되는 수업료와 대학 자체 수입인 기성회비로 구성되는데, 대학 자율화의 일환으로 2002년 법이 바뀌면서 국립대가 기성회비를 올릴 수 있게 됐다. 2010년 현재 국립대 연평균 등록금 444만여원 가운데 기성회비(363만원)의 비율은 81.8%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한국 대학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사립대의 공공성을 위해 국가 보조금 지출 비율을 늘리는 것이 근본 해결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2007년 기준으로 한국은 대학 교육비의 76.9%를 민간이 부담하고, 정부 부담은 23.1%에 그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민간부담률이 가장 높다. 오이시디 평균은 34.8%에 불과하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사립 초·중·고교에 국가 교부금을 통해 재정을 지원하듯이 사립대에 재정을 지원하고 그만큼 등록금을 인하하면 된다”며 “이는 사립대의 공공성과 책무성을 강화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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