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친코 모방게임 ‘누군허가 누군불허’ 파친코 모양을 허술하게 본뜬 ‘필살’(아래 사진)은 파친코를 모사했다고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으나 ‘스타워즈’(위쪽)는 일본의 파친코와 같은 내용일뿐만 아니라 더 정교하게 묘사했는데도 심의를 통과했다.
영등위 아케이드게임소위 ‘짬짜미심의’의혹
허위경력자 위원위촉·제작업체 경영 관여도 영화·비디오·공연·게임물에 대한 등급분류 결정을 하는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가 도박성을 극대화한 성인오락실 게임기를 잇따라 허가(등급분류)하고, 심의 기준도 제조업체에 따라 자의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다 일부 심의위원들은 거짓 학력과 경력으로 위원에 위촉되는가 하면, 성인오락기 제작업체 경영에 간여한 것으로 확인돼 이들 심의위원들과 업체 사이의 유착 의혹도 강하게 일고 있다. 성인오락실 게임기의 심의를 맡고 있는 영등위 아케이드게임 소위원회는 최근, 여러 대의 게임기를 연결하는 기능을 갖춰 당첨금액을 크게 높일 수 있는 ㅋ사의 ‘헥사코’와 ‘럭키8라인’, ㅇ사의 ‘로얄카지노’ 등 신제품들의 시판을 잇따라 허용했다. 현행 법규로는 1회 100원의 베팅으로 가능한 당첨액이 최대 2만원이지만, 이들 게임기의 네트워크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당첨금액을 수백만원까지 늘릴 수 있도록 돼 있다. 또 영등위는 지난 3월, 일본의 파친코 게임기를 그대로 베낀 ㄱ사의 게임기들에 대해서도 심의를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영등위는 지난 4월8일 “파친코 모사 게임기는 등급분류에서 제외한다”고 공고하면서도, 같은 날 파친코를 액정화면으로 그대로 구현한 ㄱ사의 ‘제이에스 스타워즈’의 시판을 허용했다. 뿐만 아니라, 영등위는 지난해 12월 오락 도중 게임기 화면에 특정한 표시가 나타나면 다음 번 베팅부터 법정한도 이하의 당첨액이 계속해 터지는 방식(예시·연타기능)으로 고액의 당첨금을 나눠 지급하는 게임기의 심의도 내줬다. 지난 5월 영등위는 “사행성을 과다하게 조장한다”며 이런 기능을 갖춘 게임기들을 뒤늦게 등급분류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애초 심의를 통과한 ㅇ업체는 불과 4개월여 사이에 1만대 이상을 판매해 600여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이처럼 일부 업체들이 사행성이 높은 게임기들의 시판허가를 받으면서, 연간 1조원 대로 추산되는 성인오락실용 게임기 시장도 이들 업체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성인오락기 업계에선 “영등위 아케이드 소위에서 심의를 주도하는 일부 위원들이 특정 업체들을 비호하거나 견제하는 ‘복마전’ 심의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5월24일 영등위로부터 등급분류 판정을 받은 ㅁ사의 뉴 필살·해물어·정글걸과, 이틀 뒤인 26일 ‘결격사유가 있다’며 반려된 ㅇ사와 ㅂ사 핫 필살·해물어·정글걸, 탑 필살·해물어·정글걸 등 9개 제품은 이름에서 ‘뉴’, ‘핫’, ‘탑’의 한 글자만 다를 뿐 완전히 동일한 3종의 제품으로 확인됐다. 영등위 아케이드게임 소위원회 일부 위원들의 거짓 경력이나, 업계와의 특수관계 등도 잇따라 밝혀져 위원 위촉 및 심의 과정의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한겨레> 취재진의 확인 결과, 주아무개 위원은 위원으로 위촉되기 수개월 전까지 성인게임기 업체의 경영진이었다. 공아무개 위원은 자신이 대표로 있던 시민단체에 의해 추천됐으나, 이 시민단체는 2년여 전부터 활동을 중단한 유령단체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공씨는 가까운 인척이 부산 지역 최대 성인오락실의 업주로 밝혀졌다. 또 아케이드게임 소위원회에선 처남과 매형 관계에 있는 위원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나, 위원 선정의 난맥상도 드러내고 있다. 본심의에 앞서 1차 심의업무를 하는 예심위원 5명 가운데서도 최고 선임자인 형아무개 위원이 거짓 학력으로 위원에 위촉돼 일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성인오락기제작 업체 관계자들은 “영등위가 사행성을 높인 특정업체들의 기계만 제 때 심의를 내주는 바람에 해당 업체들만 ‘대박’이 터지고 있다”며 “업계 관계자 가운데 영등위 심의의 공정성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고, 모두들 로비선을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상우 이형섭 기자 ysw@hani.co.kr
허위경력자 위원위촉·제작업체 경영 관여도 영화·비디오·공연·게임물에 대한 등급분류 결정을 하는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가 도박성을 극대화한 성인오락실 게임기를 잇따라 허가(등급분류)하고, 심의 기준도 제조업체에 따라 자의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다 일부 심의위원들은 거짓 학력과 경력으로 위원에 위촉되는가 하면, 성인오락기 제작업체 경영에 간여한 것으로 확인돼 이들 심의위원들과 업체 사이의 유착 의혹도 강하게 일고 있다. 성인오락실 게임기의 심의를 맡고 있는 영등위 아케이드게임 소위원회는 최근, 여러 대의 게임기를 연결하는 기능을 갖춰 당첨금액을 크게 높일 수 있는 ㅋ사의 ‘헥사코’와 ‘럭키8라인’, ㅇ사의 ‘로얄카지노’ 등 신제품들의 시판을 잇따라 허용했다. 현행 법규로는 1회 100원의 베팅으로 가능한 당첨액이 최대 2만원이지만, 이들 게임기의 네트워크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당첨금액을 수백만원까지 늘릴 수 있도록 돼 있다. 또 영등위는 지난 3월, 일본의 파친코 게임기를 그대로 베낀 ㄱ사의 게임기들에 대해서도 심의를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영등위는 지난 4월8일 “파친코 모사 게임기는 등급분류에서 제외한다”고 공고하면서도, 같은 날 파친코를 액정화면으로 그대로 구현한 ㄱ사의 ‘제이에스 스타워즈’의 시판을 허용했다. 뿐만 아니라, 영등위는 지난해 12월 오락 도중 게임기 화면에 특정한 표시가 나타나면 다음 번 베팅부터 법정한도 이하의 당첨액이 계속해 터지는 방식(예시·연타기능)으로 고액의 당첨금을 나눠 지급하는 게임기의 심의도 내줬다. 지난 5월 영등위는 “사행성을 과다하게 조장한다”며 이런 기능을 갖춘 게임기들을 뒤늦게 등급분류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애초 심의를 통과한 ㅇ업체는 불과 4개월여 사이에 1만대 이상을 판매해 600여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이처럼 일부 업체들이 사행성이 높은 게임기들의 시판허가를 받으면서, 연간 1조원 대로 추산되는 성인오락실용 게임기 시장도 이들 업체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성인오락기 업계에선 “영등위 아케이드 소위에서 심의를 주도하는 일부 위원들이 특정 업체들을 비호하거나 견제하는 ‘복마전’ 심의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5월24일 영등위로부터 등급분류 판정을 받은 ㅁ사의 뉴 필살·해물어·정글걸과, 이틀 뒤인 26일 ‘결격사유가 있다’며 반려된 ㅇ사와 ㅂ사 핫 필살·해물어·정글걸, 탑 필살·해물어·정글걸 등 9개 제품은 이름에서 ‘뉴’, ‘핫’, ‘탑’의 한 글자만 다를 뿐 완전히 동일한 3종의 제품으로 확인됐다. 영등위 아케이드게임 소위원회 일부 위원들의 거짓 경력이나, 업계와의 특수관계 등도 잇따라 밝혀져 위원 위촉 및 심의 과정의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한겨레> 취재진의 확인 결과, 주아무개 위원은 위원으로 위촉되기 수개월 전까지 성인게임기 업체의 경영진이었다. 공아무개 위원은 자신이 대표로 있던 시민단체에 의해 추천됐으나, 이 시민단체는 2년여 전부터 활동을 중단한 유령단체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공씨는 가까운 인척이 부산 지역 최대 성인오락실의 업주로 밝혀졌다. 또 아케이드게임 소위원회에선 처남과 매형 관계에 있는 위원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나, 위원 선정의 난맥상도 드러내고 있다. 본심의에 앞서 1차 심의업무를 하는 예심위원 5명 가운데서도 최고 선임자인 형아무개 위원이 거짓 학력으로 위원에 위촉돼 일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성인오락기제작 업체 관계자들은 “영등위가 사행성을 높인 특정업체들의 기계만 제 때 심의를 내주는 바람에 해당 업체들만 ‘대박’이 터지고 있다”며 “업계 관계자 가운데 영등위 심의의 공정성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고, 모두들 로비선을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상우 이형섭 기자 y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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