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서울 서초구 서초동 1541번지 일대에 들어서게 될 ‘사랑의 교회’의 투시도. 사랑의 교회 누리집 갈무리.
서울 강남 한복판 공공도로를 파면서 예배당을 짓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는 ‘사랑의 교회’가 일요일까지 공사를 강행해 십계명마저 어기고 있다는 기독교인들 내부의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초역 3·4번 출구 옆 공사터에는, 포클레인 서너대가 굉음을 내며 땅을 파고 있었다. 현장 관리소 관계자는 “일요일에도 공사를 한 건 올해 넘어오면서부터”라고 말했다.
개신교 교단에서는 주일(일요일)을 쉬면서 신앙활동을 하는 ‘주일성수’를 강조해 교회당을 지을 때 일요일엔 공사를 진행시키지 않는다. 특히 사랑의 교회 등이 속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주일성수라는 종교적 신념 포기를 강요받고 있다며 국가고시의 휴일 실시를 반대하고 있다.
신축 공사를 반대하다 최근 교회를 옮겼다는 한 신도는 “교회 내부에 있었다면 당연히 문제를 제기했을 사안”이라며 “공사를 반대하는 이들은 교회에 머물 수 없는 분위기라 떠났고, 내부에 남아 있다 하더라도 비판을 하는 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교회 쪽에서는 공사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홈페이지 게시판을 폐쇄하고 건축 홈페이지를 따로 만들었다”며 “비판의 글이나 의견이 바로바로 지워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 한 교회의 담임목사는 “사랑의 교회 내부에서도 주일 공사가 무리라는 의견이 있었지만 사실상 묵살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상식 밖의 일로, 목회자들이나 신학교 교수들이 문제제기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