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 왕송호수 위로 2013년 완공
환경단체 “소음등 피해 철새 내몰것”
환경단체 “소음등 피해 철새 내몰것”
백로와 흰뺨 검둥오리 등 162종의 철새와 텃새가 몰려오는 경기 의왕시 왕송호수에 ‘레일바이크’ 사업이 추진되면서 환경파괴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 의왕시는 17일 “부곡·초평동 일대 왕송호수 90만여㎡에 레일바이크를 설치하는 사업의 타당성을 조사한 결과 사업을 시작해 10년 정도 되면 손익분기점에 이르는 등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시는 이에 따라 올해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변경을 끝내고 2013년 3월 공사에 들어가 같은해 8월 완공할 계획이다. 레일바이크는 총길이 5.5㎞로, 이 가운데 800∼900여m는 높이 3∼4m로 호수를 가로질러 설치한다. 총사업비는 270억원으로 예상된다. 시는 레일바이크가 설치되면 연간 80만∼90만여명 가량이 철도테마파크 이용을 위해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왕송호수는 수도권 저수지 가운데 드물게 여름철새 45종, 겨울철새 51종 등 다양한 철새들이 모여드는 곳이어서 환경파괴 논란이 뜨겁다. 표도영 ‘의왕시민의 모임’ 부대표는 “높은 교량 위의 삐걱대는 레일바이크 소음은 이곳에 둥지를 튼 철새들의 날개 짓을 사라지게 만들 것”이라며 “반생태적·반환경적 개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레일바이크가 설치될 왕송호수에는 오는 8∼9월 의왕시가 국비 등 110억원을 들인 조류탐사과학관이 문을 열 예정인 점도 문제다. 안명균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한쪽에서는 철새 탐사와 호수 보호를 위해 거액을 들여 조류과학관을 짓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를 뒤집는 레일바이크 사업을 벌이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권혁천 의왕시 도시정책팀장은 “의왕시에는 변변한 랜드마크가 하나도 없다”며 “레일바이크를 랜드마크화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의 견인차 구실을 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