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섭·김봉국 교수 등 “보존 필요”
억양이 강하고, 퉁명스럽지는 정겹기 그지없는 강릉 사투리(강릉말)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강릉사투리보존회(회장 조남환)가 25일 오후 3시 강원 강릉시 교통 행복한 모루에서 연 1회 강릉사투리 학술세미나에서 이익섭 서울대 명예교수는 “보면 볼수록 보석같은 강릉말이 빠른 속도로 붕괴되고 있다”며 “고향의 정서와 향기를 짙게 간직하고 있는 강릉말이 오래 건재할 수 있도록 공부와 노력에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날 ‘강릉 방언의 개성과 그 가치’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강릉말은 말의 길이(음장)나 높낮이(성조)에 따라 말의 뜻이 달라지는 단어들이 많고 활자로 인쇄할 때 찍을 수도 없는 아주 귀하고 귀한 언어요소들이 가득하다”며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에 나오는 고어의 흔적이 강릉말에 그대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대 김봉국 교수는 ‘강릉 사투리 보존과제’라는 주제 발표에서 “강릉말을 보전하려면 관용적 표현이나 속담 등 어휘자료와 구술 발화 자료 등을 지속적으로 발굴 정리하고, 강릉방언 사전의 출간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릉사투리 보존회는 1994년 만들어졌으며, 그동안 강릉단오제 때 강릉 사투리 대회를 여는가 하면 사투리 시집, 사투리 음반 제작, 사투리 시화전 개최 등 강릉 사투리 보전에 힘쓰고 있다.
조남환 회장은 “강릉의 정체성을 가장 잘 나타내 주는 문화유산인 강릉사투리의 보존을 위해 사투리 연극 공연, 사투리 콩트집 발간, 노인 사투리 교실 운영, 문화와 관광·숲 해설사에 대한 강릉 사투리 안내말 교육 등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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