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독극물 가능성 조사
경기도 광명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 7명이 사물함 안에 있던 정체를 알 수 없는 음료수와 초콜릿을 나눠 먹은 뒤 1명이 구토와 마비 증세를 보여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학교 3학년 4반 학생 7명은 지난 24일 낮 12시50분께 5층 복도에 설치된 ㄱ아무개군의 사물함 안 회색 스테인리스 보온병에 담긴 매실향이 나는 음료와 초콜릿 1개를 나눠 먹었다고 경찰이 설명했다.
ㄱ군은 음료 한 모금을 마셨고, 다른 학생들은 맛이 이상해 바로 뱉었다. 음료를 마신 뒤 ㄱ군은 갑자기 구토와 손 마비 증세를 보여 학교 보건실로 옮겨졌다 근처 광명 성애병원으로 보내져 치료를 받았다.
ㄱ군은 병원에서 곧바로 위 세척을 받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이틀째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ㄱ군을 치료한 의료진은 매실 진액에 의한 쇼크 또는 독극물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학교 쪽에 알렸다.
다른 학생 6명은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건강에 이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안정이 필요하다’는 학부모들의 판단에 따라 2명이 ㄱ군과 같은 병원에 입원중이다.
ㄱ군의 사물함에 있던 보온병과 초콜릿은 ㄱ군이 넣어둔 것이 아니며, 이날 아침 등교했을 때는 사물함에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은 ㄱ군과 아는 여학생이 선물로 보낸 것으로 생각하고 이 음료와 초콜릿을 나눠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25일 “초콜릿은 학생들이 모두 먹어 성분 분석을 의뢰할 시료가 없고, 보온병에 남은 음료를 국과수에 보냈다”고 말했다. 이 학교 정문 등 출입구를 비추는 교사 외곽에는 11대의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이 설치돼 있으나, 현재까지 조사에서 외부인 침입 흔적은 없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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