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가 키리바시 현지에서 성병 여부 확인을 위한 검진 등 조사활동을 벌이는 모습. 청소년위원회 제공
‘키리바시’미성년자 대상…‘꼬레꼬레아’로 불려
청소년위등 실태조사
“꼬레꼬레아” 인구 10만여명의 남태평양 섬나라 키리바시에서는 한국 선원과 성매매를 한 여성을 이렇게 부른다. 한국 선원을 부르던 말이 변질됐다. 청소년위원회와 ‘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ECPAT-KOREA)는 지난달 24~27일 키리바시의 수도 타라와에서 한국 선원과 성매매를 한 여성, 이들이 낳은 어린이들, 현지 정부·비정부기구 관계자 등을 만나 조사한 ‘한국 선원의 키리바시 청소년 대상 상업적 성착취 실태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조사단장인 김정만 내일여성센터 상임대표는 “한국인에 의한 어린이의 상업적 성착취가 실제로 만연해 있고, 키리바시 정부가 2003년에 한국 어선의 정박을 금지했을 정도였다”며 “현지인들은 한국 어선의 정박을 계기로 배 안이나 항구의 술집 등에서 성매매가 이뤄지기 시작했고, 이는 이 나라에서 처음이자 유일하게 나타나고 있는 성산업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한국 선원과 성매매를 한 여성의 나이는 16~20살로 나타났고, 현지 여성들은 ‘18살 이하가 70%’라고 말하고 있다고 조사단은 밝혔다. 또 키리바시의 비정부기구 등은 꼬레꼬레아를 30~50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사단은 “꼬레꼬레아 대부분이 초등학교만 마치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여성”이라며 “부두 근처의 술집 등에서 만나 작은 배를 타고 한국 선박으로 가서 선실 안에서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성매매 대가로 보통 100오스트레일리아달러(약 8만원)를 받으나 50오스트레일리아달러 정도의 현금과 함께 담배, 술, 옷 등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선원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일부 아이들은 버려져 다른 사람의 손에서 자라고 있기도 했다. 조사단이 만난 따께(9)는 태어난 지 석 달 만에 병원에 버려졌고, 현재는 양부모와 살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1년에 한차례씩 찾아와 300오스트레일리아달러를 건네준다. 따께는 “한국에 가보고 싶다”고 조사단에 말했다. %%990002%%
남태평양에는 한국 선장이 있는 선박이 29척이 있고, 이들은 키리바시에 보통 3~5일 정도 정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소년위 관계자는 “원양어선에 탄 사람들에게 제공되는 휴가가 1년에 10일 남짓”이라며 “원양어선에서의 열악한 환경도 문제”라고 말했다. 청소년위는 해양수산부·외교통상부와 함께 키리바시를 포함한 남태평양 섬에서의 성매매 실태조사를 하고, 꼬레꼬레아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와 의료·교육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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