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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23년만에 묻은 아들…“인자 슬픈 비 안오겠지예”

등록 2011-06-02 18:37

고 정경식 열사의 어머니 김을선(79)씨
고 정경식 열사의 어머니 김을선(79)씨
고 정경식씨 어머니 김을선씨
민주화운동 규명 과정 구술집
“우리 경식이가 간 날, 그래 비가 많이 오더만, 해마다 그날만 되마 꼭 비가 오데예. 인자 초상 치고 땅에 잘 묻어 주었은게네, 올해부터는 비가 안 오겠지예.”

지난해 9월 23년 만에 아들의 장례식을 치렀던 고 정경식 열사의 어머니 김을선(79·사진)씨가 3일 자신과 아들의 삶을 담은 구술집 <어머니>를 출간한다.(<한겨레> 9월8치 1면)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이 기획하고 소설가 김하경(65)씨가 몇 달에 걸쳐 어머니 김씨의 말을 정리했다.

책에는 정 열사의 어린 시절부터 유골이 되어 돌아온 순간까지의 사진과 진상 규명을 위해 어머니 김씨가 활동한 모습이 화보집 형식으로 실렸다. 구술집은 담담하게 어머니 김씨와 아들 정 열사의 인생을 담았다. 거제도 딸부잣집에서 태어나 경남 진동에 시집간 뒤 함지를 지고 생선을 팔며 가난하게 살아온 김씨의 사연과 반에서 1등을 한 기념으로 스탠드를 선물받고 좋아하며 밤새 공부를 했던 효자 아들 정 열사의 삶이 진한 경상도 사투리로 오롯이 담겼다.

대우중공업 창원공장에서 일하던 정 열사는 1987년 6월8일 실종됐다가 9개월만에 주검으로 돌아왔다. 당시 민주노조 건설을 위해 노력했던 그를 지난해 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원회가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했다. 금속노조는 <어머니>를 비매품으로 출간해 정 열사의 죽음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책의 기획부터 출간까지 도맡았던 이장주 금속노조 문화국장은 “아들의 죽음을 끌어안고 23년을 버텨 끝내 정 열사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 어머니의 삶은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술집 <어머니>는 4일 경남 양산 솥발산 열사묘역에서 열리는 정 열사 추모제에서 헌정될 예정이다. 책이 필요한 개인이나 단체는 금속노조로 문의하면 된다. (02)2670-9504.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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