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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광장 ‘촛불’ 뜨거운데…동맹휴업 투표 ‘미지근’

등록 2011-06-10 21:10수정 2011-06-11 01:25

경찰에 연행되는 학생들=10일 밤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반값 등록금 실현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 72명이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경찰에 연행되는 학생들=10일 밤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반값 등록금 실현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 72명이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4개대 투표율 50% 못넘겨
“기말고사 기간 영향 끼쳐”
학생회 영향력 약화도 원인
‘나홀로’ 집회 참여자 많아
지난 8일부터 이틀 동안 고려대·서강대·숙명여대·이화여대 총학생회가 실시한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하루 동맹휴업 총투표가 투표율 50%를 넘기지 못했다. 고려대와 서강대는 의사정족수 50%를 채우지 못해 투표가 무산됐고, 숙명여대와 이화여대는 투표율이 각각 37%와 32%에 그쳤지만 회칙에 총투표 성사를 위한 투표율 규정이 없어 총학생회가 가결된 것으로 해석했다.

이렇듯 저조한 학생들의 참여도를 놓고, 각 대학 총학생회는 시험 기간과 겹친데다 투표 일정이 급박하게 짜여 홍보할 새가 없었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고려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10일 “총투표 결정이 나고 바로 다음날부터 투표를 시작해 홍보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기표소도 학생회 선거 때보다 많이 차리질 못했다”며 “다음주가 기말고사 기간인 것도 투표율에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시험 부담이 큰 시기여서 학생들이 투표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의 바탕엔 심각한 취업난, 학점 경쟁에 따른 개인주의 경향 강화 등 대학가의 변화와 맞물린 학생회의 영향력 감퇴가 자리잡고 있다. 고려대에 다니는 김아무개(23·사회학과)씨는 “학교 안에서 참여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곳은 학생들과 가장 친숙한 과학생회인데, 취업이나 학교 공부 때문에 학생들이 과학생회를 잘 찾지 않는다”며 “등록금 문제가 언론에 집중 조명되고 정치권의 화두가 되면서 뒤늦게 일반 학생들이 관심을 갖게 된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기 전까지는, 등록금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일반적인 체감 정도가 높지 않았다는 얘기다.

연세대 문화학과 나임윤경 교수는 “(동맹휴업 찬반 투표의) 참여율이 낮은 것은 학생회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고, 동맹휴업이라는 의제 자체가 요즘 학생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임금님도=반값 등록금 촉구 촛불집회가 열린 10일 밤 서울 청계광장에서 참가자들이 윤도현의 노래에 맞춰 립싱크를 하며 뮤직비디오를 찍고 있다. 김명진 기자 <A href="mailto:littleprince@hani.co.kr">littleprince@hani.co.kr</A>
임금님도=반값 등록금 촉구 촛불집회가 열린 10일 밤 서울 청계광장에서 참가자들이 윤도현의 노래에 맞춰 립싱크를 하며 뮤직비디오를 찍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낮은 투표율에서 드러나듯 학교 교정과 ‘촛불’의 주 무대인 서울 광화문 광장 사이에는 ‘온도차’가 뚜렷했다. 경희대 학생 강아무개(21·생활과학부)씨는 “광화문과 달리 학교 안에서는 등록금 문제에 대해 활발히 얘기하지는 않는 것 같다”며 “촛불집회에 나가는 사람은 학생회 활동을 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촛불집회 현장에서는 학생회와 함께하지 않고 ‘나홀로’ 참여한 학생들도 제법 눈에 띄었다. 지난 8일 촛불집회에 나온 서강대 학생 이아무개(19·철학과)씨는 “일반 학생들이 등록금 문제를 접하는 것은 트위터나 언론이지 학생회가 아닌 것 같다”며 “나처럼 개인적으로 참가하는 학생들도 많다”고 전했다.

투표소보다 광화문 광장의 열기가 높은 데는 연예인이나 유명인사 등 이른바 ‘소셜테이너’들의 역할이 컸다. 고려대 학생 이아무개(22·경제학과)씨는 “학생들은 정치적이고 재미없어 보이는 학생회 행사보다 쉽고 재미있어 보이는 광화문 촛불집회에 끌린다”며 “학생회보다 연예인의 트위터가 더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태우 박현정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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