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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문성근씨 2003년 대통령 친서 가지고 방북
쇠고기협상 FTA뒤로 연기, 이대통령도 공감”

등록 2011-06-14 20:21수정 2011-06-14 23:02

'문재인의 운명'
'문재인의 운명'
문재인 ‘운명’ 출간…참여정부 비사 공개
검찰수사 법원 무죄판결 확신했었는데 대통령이 그렇게 다 버릴줄은…
한-미FTA 비준 통과-쇠고기 맞교환 공감 이대통령 취임뒤 쇠고기 ‘양보’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임기 중에 해결해 달라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요청에 대해 쇠고기 협상은 뒤로 미루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고 이 당선인도 공감을 표한 바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노무현재단’의 문재인 이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를 맞아 참여정부 비사를 기록한 책 <문재인의 운명>을 14일 출간했다.

■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문 이사장은 이 책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두번에 걸쳐 청와대로 노 대통령을 예방했는데, 그때 노 대통령에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위해 도와줄 것과 미 쇠고기 문제를 임기 중에 해결해 주면 좋겠다는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노 대통령은) △쇠고기를 먼저 풀면 우리 국회의 에프티에이 비준에 엄청난 장애물이 돼 버릴 가능성이 있으므로 에프티에이 비준을 먼저 하고 △쇠고기 협상은 뒤로 미루는 게 바람직하며 △또한 쇠고기 협상은 미국 측의 에프티에이 비준 통과와 맞교환하는 식의 협상 전략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며 “이명박 당선인도 그 자리에서는 노 대통령의 말에 공감을 표한 바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취임 뒤 미국과의 협상에서 쇠고기 문제를 양보하면서 촛불시위를 촉발했다.

■ 검찰 수사

문 이사장은 “(노 전 대통령이) 수사를 받을 당시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모르다가 우리와 같이 사실관계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평소 같으면 굉장히 야단을 치고 화를 내실 만도 한데, 단 한번도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은 “결국은 다 내 책임이다. 내가 오랫동안 경제적으로 무능했고, 장래에 대해 아무런 믿음을 못 주니 집사람과 정상문 비서관이 그렇게 한 게 아니겠는가. 다 내 잘못이다”라고 말했다고 문 이사장은 전했다.

문 이사장은 “이인규 중수부장이 대통령을 맞이하고 차를 한잔 내놓았다. 그는 대단히 건방졌다. 말투는 공손했지만 태도엔 오만함과 거만함이 가득 묻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의 조사를 지켜보면서 검찰이 아무 증거가 없다는 걸 거듭 확인할 수 있었다”며 “막상 검찰이 기소를 하고 나면 법원에서의 승부는 자신을 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대통령이나 변호사들 모두, 검찰이 기소하더라도 무죄를 받는 것엔 문제없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을 때, 대통령이 그렇게 자신을 모두 던져 버릴 결심을 하고 계신 줄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문 이사장은 “대통령도 우리도 촛불시위의 후속 대응이 정치보복이고, 보복의 칼끝이 우리에게 향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며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이명박 정권의 증오심과 적대감이 그때부터 시작됐다는 것도 한참 후에 알게 됐다. 촛불시위의 배후로 우리를 의심했다는 얘기 역시 한참 후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2007년 5월3일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에서 문재인 비서실장과 정국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2007년 5월3일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에서 문재인 비서실장과 정국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 첫 조각

문 이사장은 참여정부 첫 조각에서 “최대 파격은 강금실 법무부 장관이었다”며 “나는 환경부 장관이나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발탁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당선인은 그(강금실)에 대해 자세히 묻더니 그렇다면 법무부 장관으로 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여성 몫으로 환경부, 보건복지부, 여성부 또는 교육부를 벗어나지 못했던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는 것이었고, 남성 전유물처럼 생각돼 왔던 자리에까지 여성들을 과감하게 발탁해야 한다는 게 당선인의 뜻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의 정부 마지막 환경부 장관을 했던 김명자씨를 건설교통부 장관에 임명하려고 했지만 고건 총리 내정자와의 협의 과정에서 불발로 끝났다”고 밝혔다.

■ 남북정상회담

문 이사장은 “정상회담 이전에 안희정씨와 문성근씨도 각기 대북접촉을 하긴 했다”며 “하지만 안희정씨는 북측에서 먼저 제안이 와 한번 의논해 볼 만한 사안인지 2006년 가을께 확인해 보러 갔던 것이고, 문성근씨도 그에 훨씬 앞서 2003년 가을쯤 대통령의 친서를 갖고 북한을 다녀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문성근씨는 “노코멘트다. 사안 자체가 노코멘트할 문제 같다”며 “책에 그런 내용 쓸 거란 얘기는 들었다”고 말했다.

문 이사장은 “2006년 11월 김만복 원장이 국정원장에 취임하면서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해 보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비서실장, 안보실장, 국정원장이 구체적으로 진전시켜 보라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매주 목요일 세 사람이 만났고 이를 ‘안골모임’이라고 불렀다”고 밝혔다.

■ 야권통합

문 이사장은 “지난 4·27 재보선은 야권후보 단일화의 위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지금까지 해 온 단일화 방식의 한계도 보여줬다”며 “나는 통합이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우리 사회 정치지형에서 진보적 성향이 다수를 이뤄 진보개혁진영 안에서 헤게모니 싸움을 벌여도 대세를 그르치지 않게 될 때까지는 통합된 정당의 틀 안에서 정파 간의 연립정부를 운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이사장은 “노무현 대통령은 참여정부 때 민주노동당이 추천하는 인사를 노동부 장관으로 입각시키고 싶어했지만, 우리 정치문화에서 민노당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판단해 말도 꺼내보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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