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학원 세무조사 무마해준다며 수억 받은 혐의
전직 국세청 고위간부가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거액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최윤수)는 15일 업체 쪽에서 “국세청에 힘써 세무조사를 무마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장 출신인 이아무개(63) 세무사를 구속했다. 이날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이숙연 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됐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이 세무사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지난 2006년에 있었던 서울지방국세청의 김영편입학원 특별 세무조사 무마 로비 과정에서 이 세무사의 혐의를 포착했다. 2006년 6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장 자리에서 물러난 이 세무사는 퇴임 직후 이 사건을 수임했으며, 김영편입학원의 김영택(60) 회장에게 세무조사 무마를 약속하며 거액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김영편입학원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와, 이 세무사가 조사2국장으로 있을 당시의 업무 연관성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사정당국의 한 관계자는 “국세청 고위 간부들이 퇴임 직후 누리는 전관예우의 방식이 수사 과정에서 포착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세무사는 2005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에서 과장으로 재직하다 1년 만에 국장으로 초고속 승진해 화제를 모았고, 한상률 당시 서울지방국세청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김 회장이 2004년부터 최근까지 수십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잡고 지난달 서울 서초동의 김영편입학원 본사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검찰은 김 회장이 특별 세무조사 당시 ‘전관’인 이 세무사 이외에도 국세청 현직 간부들에게 무마 로비를 했다는 정황을 잡고 수사중이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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