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에 무릎꿇고 사과해야”
시 국장, 시의장에 발언 파문
시 국장, 시의장에 발언 파문
집행부와 시의회 사이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경기 성남시에서, 시청 국장이 시의회 의장을 향해 ‘시민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라’는 등의 발언을 쏟아내 말썽을 빚고 있다.
16일 성남시와 시의회의 말을 종합하면, 민주당 소속 시장과 한나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의회가 사사건건 갈등을 빚고 있는 성남시에서는 지난 5월 추가경정예산안 등을 통과시켜야 할 임시회가 무산됐다. 이에 성남시의회 장대훈(한나라당) 의장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어 “임시회 파행에 대한 책임은 ‘시장의 막장 드라마 탓’”이라며 이재명 시장을 비난했다.
이에 대한 반박으로 문기래 성남시 행정기획국장도 같은날 기자회견을 열어 “시의장은 윤리·도덕적으로 지탄받아야 할 처사를 했다”며 “원만한 의정을 책임져야 할 의장이 자신의 무능과 무책임을 (시 집행부에) 전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시의회 의장은 임시회 파행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시민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약속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시의회는 문 국장의 발언에 배후가 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장 의장은 “집행부가 시민대표기구의 장에게 인신공격성 발언을 한 처사에 대해 모욕죄와 명예훼손 등의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장 의장은 또 “조사 과정에서 이런 모욕적 발언을 하도록 지시한 사람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이 시장을 겨냥해, 양쪽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치닫을 우려가 높아졌다.
집행부가 의회를 무시했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성남시의회 민주당의원협의회까지 나서 “공무원이 의회에 대해 지켜야 할 금도를 넘어선 표현과 방법을 동원했다”고 지적하는 성명을 지난 15일 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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