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대 하태욱(39·교육학) 외래교수
하태욱교수 “학교·어른 중심안돼”
오늘부터 이틀 ‘대안교육 한마당’
오늘부터 이틀 ‘대안교육 한마당’
“지금의 우리 공교육은 사교육입니다. 주류에 편입하려고 아등바등하는 어른들의 모습처럼, 혼자만 잘 사는 법을 가르칠 뿐, 더불어 사는 법을 가르치지 않거든요.”
성공회대 하태욱(39·사진·교육학) 외래교수는 대안교육이 되레 공교육의 기능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25일부터 이틀간 성공회대에서 열리는 ‘대안교육 한마당’ 행사를 마련한 것도 그 때문이다. 올해로 2회째인 ‘대안교육 한마당’은 대안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고민하고, 그 가치를 학부모 등 대중들에게 알리는 열린 장이다.
중·고교 시절, 하 교수 자신도 학교가 재미없었다. 학생 개개인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서, 하기 싫은 공부만 강요하는 곳이었다. 대학 졸업 뒤인 1997년 기간제 국어 교사가 돼 다시 찾은 학교도 마찬가지였다. 토론수업이라도 하려고 하면 아이들이 싫어했다. 시험에 안 나오는 거 하지 말자는 뜻이었다. 충격을 받았다. 무엇인가 다른 교육법을 찾아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이듬해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영국엔 당시 그가 유일하게 알고 있었던 대안학교인 ‘서머힐’이 있었다.
하 교수는 아이들 시각을 중요하게 여기는 대안교육 철학을 철저히 지켜야 대안학교의 생명력이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선 1990년대 후반 대안교육이 본격화하면서 150여개의 다양한 학교가 생겨났는데, 진학 문제 등 여러가지 현실적 어려움에 부딪히면서 정체성 혼란기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하 교수는 이른바 ‘럭셔리 대안학교’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공교육이 채워주지 못하는 어른들의 욕망을 채워준다고 해서 ‘대안’이라는 단어를 쓰는 건 잘못이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 교육이 지나치게 학교 중심적이라고 분석했다.
“학생인권조례는 청소년을 모두 ‘학생’이라고 가정하고 있어요. 학생이 아닌 청소년들의 권리에 대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글·사진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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