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시설관리공단 소속 30대 여직원이 ‘성희롱 사건에서 거짓 증언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복인사를 당했다’는 글을 남기고 자살했다.
26일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와 부천시청의 말을 종합하면, 25일 새벽 1시께 부천시 원미구 중동 한 아파트 베란다에서 부천시설관리공단 소속 이아무개(30)씨가 빨랫줄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남편(33)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는 자살에 앞서 지난 15∼23일 자신의 트위터 등에 “말도 안 되는 억지주장과 모욕들을 성희롱 사건의 거짓 증언을 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받아야 한다는 게 너무 억울하다”는 글을 남겼다. 이씨는 또 자살 직전인 지난 24일 “공단 운영상 문제점을 나 혼자 감당하고 참아낼 수 없다. 난 정말 자살하고 싶지 않다”는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씨는 자신의 트위터 등에서 거짓 증언을 강요한 공단 전·현직 간부 2명의 실명을 거론하기도 했다.
부천시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공단 내에서 발생한 성희롱 사건 등과 관련해 해당 간부는 해임됐고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라며 “이를 놓고 공단 내에서 이씨와 또다른 여직원 1명 사이에 다툼이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있어, 공단 간부가 이씨 등 2명을 총무부에서 교통주차관리부 주차요금 징수원으로 내보냈다”고 말했다. 이씨는 징수원으로 발령나자 고용노동부 부천지청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고 3주간 병가를 낸 뒤 24일 출근했다가 다음날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외상이 없어 자살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부천시는 “이씨의 자살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씨의 유족들은 경찰에 “이씨가 공단의 인사에 불만과 함께 고민을 많이 해왔다”고 말했다.
부천/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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