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촌동 경향교회 석기현 목사
진보 교육감도 근거없이 비난
한 신도 “매카시즘적 사냥 과도”
진보 교육감도 근거없이 비난
한 신도 “매카시즘적 사냥 과도”
“전교조가 계급투쟁을 부채질하고 종교는 마약이라고 선동하고, 북한 공산주의자들과 똑같지 않습니까.”
서울 강서구 등촌3동의 대형교회인 경향교회 담임목사가 예배시간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공산주의자 집단으로 매도하는 설교를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 교회 석기현(53) 목사는 지난 26일 예배에서 ‘6·25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의 설교를 하면서 전교조가 초등학생들에게 6·25 전쟁은 ‘남한이 북한을 먼저 공격해 일어났다’고 가르친다고 주장했다. 그는 “초등학생 세명 중에 한명이 ‘6·25 전쟁은 북침’으로 잘못 알게 된 것도 순전히 이런 자들의 오도 때문”이라며 “이런 전교조가 우리나라에서 없어져야 할 50개의 대기업들과 50개의 대형교회들의 명단을 만들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석 목사는 “전교조 교사들은 ‘하나님의 원수’인 북한과 김정일을 합리적인 통치자로 치켜세우고 교회 살생부를 만들고 있다. 6·25를 북침으로 알고 있으면, 이런 전교조 교사들이 추천하는 사람을 교육감으로 뽑게 된다”며 ‘진보 교육감’에 대한 색깔 공세도 서슴지 않았다.
또 그는 영화 <웰컴 투 동막골>과 <태극기 휘날리며>가 학생들에게 6·25 전쟁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군의 참전을 은근히 비꼬는 <웰컴 투 동막골>이나 두 이데올로기 사이에서 발생한 전쟁 때문에 억울한 민간인들만 희생당했다는 내용을 담은 <태극기 휘날리며> 따위의 영화가 6·25 전쟁을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교육이 되고 있는 형편”이라는 게 석 목사의 주장이다.
이날 예배에 참석한 한 신도는 “6·25 즈음이라 반공을 강조하려고 한 것 같은데, 전교조에 대한 매카시즘적 사냥이 너무 지나치다”며 석 목사의 설교를 불편해했다.
석 목사의 이날 설교 대본과 동영상은 경향교회 누리집(www.ghpc.or.kr)에 올라와 있다. 경향교회 쪽은 신도 수를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1만2000부에 이르는 주보(예배안내서) 발행 규모로 미뤄볼 때 대형교회로 분류된다는 게 교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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