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커 고용 국내 컴퓨터 5만대 해킹

국내 해커 7명 구속…중국인 해커 8명 인터폴 통보

국내 컴퓨터 5만여대를 해킹, 사용자의 ID(이용자 신분)와 비밀번호를 알아내 사이버머니(네티즌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가상화폐)를 빼낸 뒤 이를 되팔아 수억원을 챙긴 4개 해커 조직 30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8일 트로이 목마 등 악성 프로그램으로 국내 컴퓨터를 해킹해 컴퓨터 사용자의 ID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게임 아이템 및 사이버머니를 빼내 중개 사이트를 통해 되판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관한 법률)로 이모(37.무직)씨 등 7명을 구속했다.

또 해커 고모(32)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들이 빼낸 사이버머니를 현금화한 강모(25)씨 등 12명을 불구속입건했다.

중국인 해커 8명은 인터폴을통해 중국 당국에 통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올해 5월 중국 선양에 조선족 등으로 구성된 중국인해커 8명을 고용, 유명 인터넷사이트에 해킹 프로그램인 `트로이 목마'를 설치한 뒤국내 컴퓨터 이용자 5만명의 ID와 비밀번호를 빼냈다.

이들은 몰래 훔친 ID와 비밀번호로 게임 아이템과 사이버머니를 빼낸 뒤 중개사이트를 통해 되팔아 2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조모(37)씨는 올 4월 국내 유명 게임사이트 C사 서버에 대량의 데이터를 한꺼번에 보내 서비스를 중단시키는 `DoS' 공격으로 사이트에 이중 접속한 뒤 사이버머니를 복제해 중개 사이트에 되팔아 1억5천만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다른 해킹 조직 김모(22)씨 등 6명은 3월께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네티즌들에게 "누드사진을 보내주겠다"면서 해킹프로그램 `넷버스'를 보내 ID 등을 빼내고같은 방법으로 5천만원을 챙긴 혐의다.

이들은 특히 해킹으로 빼낸 게임 아이템 및 사이버머니를 국내 환전조직을 통해현금화하면서 이 중 30%를 환전 조직에 수수료로 건네는 등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나타났다.

이들이 사용한 방법은 지난달 적발된 인터넷 뱅킹 해킹 사건과 유사한 `키 스트로크(key stroke)' 방식. 해킹을 당한 사용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ID와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외부로 새 나가는 것도 모르고 피해를 봤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 유명 사이트에 대한 중국 해커들의 공격이 잦아지고 있다"며 "웹사이트 관리자들은 서버에 최신 보안 패치를 적용하고 악의적인 코드를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관계자는 또 "게임을 즐기는 네티즌은 포털사이트와 게임사이트의 IDㆍ비밀번호를 각각 다르게 설정하고 비밀번호를 수시로 바꾸는 것도 해킹 피해를 막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