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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유럽여행 가는데 경비가…교육청 인사 가는데 돈 좀…”
교감 승진평가 빌미로 주머니 채운 교장

등록 2011-06-30 21:32

600만원 받은 혐의 기소…전직 교장 3명은 납품업체서 뇌물
“유럽 여행을 가는데 경비가 부족해…좀 도와줬으면 좋겠네.”

서울 ㅅ초등학교의 ㅇ교감은 2007년 7월, 이 학교 노아무개(54) 교장에게서 노골적인 금품 요구를 들어야 했다. 노 교장은 이전에도 자신의 인사평정 권한을 내세우며 넌지시 돈을 요구해왔다. ㅇ교감이 애써 모른 척하자 노 교장은 “업무처리가 미숙하다”며 ㅇ교감에게 시말서를 쓰게 했다. 인격을 모독하는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지속적인 괴롭힘과 금품 요구에 ㅇ교감은 결국 교장실을 찾아가 “여행 경비로 쓰시라”며 현금 500만원을 건넸다. 여행을 다녀온 노 교장은 한 달 뒤 다시 ㅇ교감에게 또 돈을 요구했다. “서울교육청에 인사하러 가는데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ㅇ교감은 노 교장에게 100만원을 더 쥐어줘야 했다.

노 교장의 노골적인 금품 요구 행태는 감사원의 초등학교 납품 비리 감사 과정에서 포착됐고 검찰에 수사의뢰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김창)는 인사평정과 승진, 학교생활 편의 제공 대가로 6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로 노 전 교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교감은 교육경력, 근무성적평정, 연수성적평정의 총점에 따라 교장 승진 여부가 결정된다. 이 중 근무성적평정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교장과 교육청은 각각 50%씩 1년에 한 번 교감을 평가한다. 그러나 교장은 대부분 만점을 주기 때문에 교육청 평가가 더 큰 영향을 미치지만, 반대로 교장의 근무성적평정 점수가 만점이 아니라면 승진이 어려울 수도 있다. 홍인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교장이 주는 근무성적평정은 대부분 만점이라 1점이라도 깎이면 승진에 불리하기 때문에 교장이 어떤 말을 해도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평교사, 학부모 등을 교감 근무성적평정에 참여시키는 등 평가자를 다양화 해 교감이 교장뿐 아니라 학교의 다양한 구성원들에게 더 신경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공기청정기 설치 대가로 업체 대표로부터 각각 1천만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서울 ㅅ초등학교 백아무개(62) 전 교장, ㅇ초등학교 이아무개(53) 전 교장, ㄷ초등학교 정아무개(64) 전 교장도 불구속 기소했다. 정 전 교장의 경우, 보조금을 타내려고 ‘학부모와 교사들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공기살균기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는 내용의 허위 보고서를 작성해 구청에 제출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도 추가됐다.

김태규 김민경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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