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이 ‘칠이칠’이라는 로고가 디자인된 티셔츠를 스마트폰으로 찍고 있다. 티셔츠에 있는 큐아르(QR)코드를 찍어 인터넷에 접속하면 평화 메시지를 담은 동영상이 나온다. 7·27프로젝트팀 제공
[사람과 풍경] 부산 평화통일운동단체
‘정전협정일 알리기’ 눈길…‘칠이칠’ 로고, 궁금증 유발
‘정전협정일 알리기’ 눈길…‘칠이칠’ 로고, 궁금증 유발
한국전쟁의 정전협정을 맺은 1953년 7월 27일을 기억하자는 운동이 부산에서 펼쳐지고 있다.
‘7·27 티셔츠 입고 싸돌아다니기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흰색 바탕에 ‘칠이칠’이라는 로고가 디자인된 티셔츠를 입고 27일까지 거리를 마구 돌아다니는 운동이다. 이 운동은 평화통일운동단체인 ‘부산 평화와 통일을 찾는 사람들’이 정전협정 58돌을 맞아 24일 오후 1시30분 서울 동작구 원불교 서울회관에서 열리는 ‘한반도 평화협정 실현 한마당대회’ 참가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화가 배인석(43)씨가 제안한 것이다.
한국전쟁이 터진 6·25보다는 민족 공생을 위해 전쟁을 중단한 7·27을 기억하는 시민들이 더 적은 것에 착안했다. ‘칠이칠’이라는 로고를 담은 티셔츠를 보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유발시켜 정전협정의 의미를 되새기고, 한반도에서 영구히 전쟁을 중단하기 위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기 위해 뜻을 모아보자는 것이다.
‘칠이칠’의 뜻을 설명하는 방법은 기발하다. ‘칠이칠’이라는 로고의 뜻을 궁금하게 여긴 시민들이 티셔츠에 있는 큼직한 큐아르(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어 접속하면, 2008년 2월 뉴욕 필하모닉이 평양 공연 때 연주했던 ‘아리랑’ 등을 배경으로 평화와 관련된 메시지를 담은 동영상을 보여준다.
동영상을 보고 7·27의 의미를 이해한 시민들은 스스로 티셔츠를 구입해 입고 생활하는 사진을 찍어 티셔츠 칠이칠 카페(cafe.naver.com/727project)나 자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올려 칠이칠 티셔츠 입기를 퍼트리고, 7·27 서울대회에 직접 참가신청도 할 수 있도록 했다.
칠이칠 티셔츠는 1개 1만원이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부산지회와 생활기획공간 ‘통’, 문화매개공간 ‘쌈’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장기농성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응원하기 위해 185대의 버스를 타고 9일 부산에 도착하는 전국의 시민들과 노동자들이 물품을 내놓고 교환하거나 판매하는 희망장터에서도 팔 예정이다. 수익금은 7·27 서울대회 참가자들의 경비로 쓴다.
배 화백은 “세계 어느 나라나 전쟁을 시작한 날보다 전쟁을 끝내는 날을 더 기념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6·25를 더 기억하고 7·27은 잊어버리고 살고 있는 것이 안타까워 칠이칠 티셔츠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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