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자살’ 해병대원, 선임들이 돈까지 빼앗았다”

등록 2011-07-08 16:07수정 2011-07-08 22:45

유족들 “하루에 2~3만원씩 바쳤다는 증언 확보”
“둔기로 성기 찌르는 등 가혹행위도 일삼아” 주장
자원 입대한 지 석달 된 신참 해병대 병사가 외박 나온 다음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유족들이 ‘상급자들의 가혹행위와 금품 갈취를 견디다 못한 결과’라며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한겨레> 7월8일치 5면

지난 3일 경기도 안성시 한 상가 건물에서 목을 매어 숨진 채 발견된 해병대 2사단 ㄱ(23) 이병의 유족들은 8일 “ㄱ 이병이 자대에 배치된 5월20일 이후 자신보다 두세살 어린 선임병들에게 수시로 가혹행위를 당하고 금품을 뜯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친구들의 진술 내용과 △ㄱ 이병이 자대 배치 이후 40일 남짓 동안 체크카드로 수십만원을 인출한 점 △부검 때 왼쪽 쇄골(빗장뼈) 부위에 멍든 자국이 있던 점 등을 증거로 들었다.

해병 출신인 ㄱ 이병의 한 친구는 “○○이가 부대 배치 이후 알몸으로 찬물에 들어가야 하거나 어두운 창고에 갇히기도 했고, 일부 선임병사들에게 성기를 둔기 등으로 찔리는 등 수치스런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고민을 털어놨다”고 말했다고 유족들은 전했다.

ㄱ 이병은 올해 체육대학을 졸업한 뒤 지난 4월4일 해병대에 자원 입대했다. 테니스를 전공한 그는 군생활이 다소 편한 것으로 알려진 테니스장 관리병으로 배치됐다. 하지만 이를 시기한 일부 선임병들이 수시로 돈을 요구해 하루 2만~3만원씩 빼앗겼다는 증언도 확보했다고 유족들은 말했다. ㄱ 이병의 고모부 조아무개(57)씨는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조카가 부모에게 전화해 ‘군화(전투화)를 잃어버려 20만원이 필요하다’고 해 돈을 부쳐준 일도 있다고 한다”며 “외출 한번 하지 못한 병사가 부대에서 무슨 돈이 이처럼 필요하겠느냐”고 금품 갈취 의혹을 제기했다. 유족들은 ㄱ 이병이 부대에 배치된 뒤로 수십만원을 체크카드로 빼낸 사실을 확인하고 사용내역을 조회중이다.

지난 4일 국군수도병원에서 이뤄진 ㄱ 이병의 부검에 입회했던 조씨는 “부검의가 왼쪽 쇄골 부위에 3㎝ 크기의 멍이 있다’고 했고 나도 이를 확인했다”며 “상처는 ‘외박을 나오기 5~7일 전에 입은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병대사령부 관계자는 “구타나 가혹행위가 자살의 이유라는 아무런 근거가 없으며, 부검에서도 구타 흔적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부대 안 구타나 가혹행위 여부에 관한 조사를 진행중이긴 한데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ㄱ 이병은 경기도 김포시 부대에서 지난 2일 외박을 나온 뒤, 친구들과 만나 집에 들어가지 않고 있다가 이튿날인 3일 정오께 안성시 죽산면 상가 건물의 1~2층 사이 계단 난간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주검과 함께 발견된 유서에는 “어머니, 아버지 그동안 사랑해줘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건강하세요”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ㄱ 이병 유족은 지난 5일 군으로부터 철저한 수사를 약속받고 장례를 치렀다. 안성/김기성 기자, 이순혁 기자 player009@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자살’ 해병대원, 선임들이 돈까지 빼앗았다”
인류종말·좀비·사이코…‘쭈뼛’ 서는 머리털
뉴욕타임스 “한국올림픽위원들은 범법자들”
자바섬 ‘고려독립청년당원’의 마지막 탄원
‘고생길이라도 좋아’… 중년들 배낭을 메다
‘로맨스 타운’ 가사도우미 비하에 성차별까지…
85센트짜리 오바마 봉사상?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