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형사항소4부(재판장 이흥권)는 12일 온라인게임 채팅 창에서 상대 누리꾼을 ‘대머리’라고 표현해 비하한 혐의(명예훼손)로 기소된 김아무개(30)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머리’라는 표현은 사람의 외모에 대한 객관적인 묘사이기도 하지만, 방송이나 문학작품 등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로 그려낸 사례가 없지 않고 현대 의학에서 일종의 질병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며 “이런 표현은 부정적 이미지로 받아들일 여지가 있고 사회적 가치평가를 저하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고 유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사이버 공간에서 상대방을 대머리로 지칭할 경우 당사자가 실제로는 대머리가 아님에도 대머리로 오인될 소지가 있어 허위사실을 적시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해 6월8일 부산 해운대구의 한 호텔 프런트에서 인터넷 온라인게임에 접속해, 평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던 상대방 누리꾼에게 “뻐꺼(‘머리가 벗겨졌다’는 뜻의 속어), 대머리”라는 글을 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상대 누리꾼은 그러나 실제로는 대머리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수원지법 1심 재판에서는 “‘대머리’는 표준어일 뿐, 단어 자체에 경멸이나 비하의 뜻이 담겨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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