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연쩍은 해명 검찰총장으로 내정된 한상대 서울중앙지검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기자간담회장에서 기자들에게 인사를 한 뒤 겸연쩍게 웃음을 지으며 자리에 앉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hani.co.kr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 쟁점
“운동 후유증 탓 사시 뒤 수술”
한 후보, 정당한 면제 주장
“운동 후유증 탓 사시 뒤 수술”
한 후보, 정당한 면제 주장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의 병역기피 의혹이 제기됐다. 현역 판정을 받은 뒤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고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내용이다. 한 후보자는 18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자신의 병역기피 의혹을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의혹은 1977년 고려대학교 법학과 입학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새내기 시절 미식축구부에 가입한 그는 주로 패스를 담당하는 ‘타이트엔드’ 자리를 맡아 왕성한 활동력을 선보였다. 대학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사법시험 준비를 시작한 한 후보자는 1980년 5월 신체검사 결과, 현역 판정을 받았지만, 입영을 한 차례 연기한 뒤 1981년 7월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그리고 같은 해 8월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이듬해인 1982년 사법연수원생 신분으로 다시 징병검사를 받아 병역을 면제받은 것이다.
한 후보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미식축구부 생활로 허리에 무리가 생겼고 사법시험 공부로 인해 상태가 악화돼 디스크 수술을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 후보자는 “미식축구가 워낙 과격해 허벅지 근육이 파열되고 팔이 부러지고 발목에 금이 가는 친구들이 있었고, 저도 (관절을) 삐어서 침을 맞으러 가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 후유증으로) 대학 3학년 들어 시험공부 시작할 때부터 다리가 저렸고 나중에는 잠을 못 잘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며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디스크가 에스(S)자로 휘어 있어서 수술을 안 하고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사법시험에 합격한 다음이라서 법무관으로 가게 돼 있었고 법무관으로 가면 경력이 다 인정되기 때문에 굳이 군대를 기피할 이유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 후보자가 법무부 검찰국장이나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주말에도 출근하면서 격무를 거뜬히 소화하고, 골프도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국회 청문 과정에서는 ‘병역을 면제받을 정도로 허리 상태가 심각했느냐’는 의문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는 “디스크 수술을 했는데 관리가 잘됐고 지금도 베개를 무릎 밑에 깔아놓고 잔다”며 “관리를 잘하면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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