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송 사용’ 거짓홍보 드러나
“미국산이 주재료” 의혹까지
“미국산이 주재료” 의혹까지
임진왜란 때 조선을 위기에서 구한 ‘거북선’과 ‘판옥선’을 복원한 선박 2척이 해양경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선박 목재 원산지가 의심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 통영해양경찰서는 19일 경남도와 통영·거제시가 복원을 맡긴 해상 공작물인 ‘1592년 거북선·판옥선’을 어떤 소나무로 만들었는지 밝히려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경은 21일 전문가를 초빙해 현장 검증을 하면 복원한 거북선·판옥선의 목재 소나무가 국산인지 미국산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경은 지난 14일 소나무를 벌채한 곳이라는 전북 남원 소나무숲을 현장조사하고, 19일엔 두 선박을 복원 건조한 충남 서천군 금강중공업 관계자를 불러 조사했다.
경남도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재임하던 지난해 3월, 통영·거제시와 공동으로 40억원을 들여 거북선 1척과 판옥선 1척의 복원 건조를 금강중공업에 의뢰했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1592년에 만들어진 거북선과 판옥선을 되도록 원형 그대로 복원하겠다며 이름도 ‘1592년 거북선·판옥선’으로 붙였다. 국산 소나무 가운데 가장 재질이 좋다는 ‘금강송’으로 복원하겠다고 최근까지도 홍보했다. 2009년 7~12월 전국 17곳에 있는 금강송 1058그루의 자료도 확보했다.
그러나 지난달 17일 완성된 거북선과 판옥선이 각각 경남 거제시 일운면 조선해양문화회관 앞바다와 통영시 중앙동 문화마당 앞바다에 도착한 직후, 이 배들은 ‘애물단지’가 됐다. 먼저 금강송이 아니라 일반 소나무로 제작된 사실이 드러났다. 경남도는 뒤늦게 19일 “금강송은 너무 비싼데다 구하기도 어려워 애초 계획을 바꿔 금강송 대신 일반 국산 소나무로 제작했다”고 털어놨다. 최근까지 거짓 홍보를 해온 셈이다.
게다가 “국산보다 가격이 절반가량 되는 미국산 수입 소나무가 주재료로 사용됐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지난 12일 김윤근 경남도의원이 도의회에서 이 문제를 공식 거론했다.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선주인 통영시는 판옥선을, 거제시는 거북선을 인수하지 않기로 했다. 창원/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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