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등 선박업체 3곳 압수수색
선박업체 시도상선의 탈세 혐의를 수사중인 검찰이 이 회사가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이성윤)는 지난 16일 시도상선이 선박을 발주한 울산의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진해의 에스티엑스(STX)조선해양을 압수수색했다. 또 검찰은 영국 런던의 선박 중개업체 서울지사도 압수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시도상선이 과거 이들 업체에 선박을 발주하면서 각종 비용을 서류상 과다 계상한 뒤 이 가운데 일부를 빼돌린 것으로 보고 계약서 등 선박 발주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시도상선이 이런 방식으로 9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20일 “자료를 확보한 것은 맞다”고 밝혔다.
앞선 지난 13일 검찰은 서울 서초동에 있는 시도상선 서울사무소와 한국 총괄대리점인 유도해운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회계장부와 거래 명세서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국세청에서 넘겨받은 세무조사 자료와 우리금융의 전산시스템 자회사인 우리에프아이에스(FIS)에서 확보한 시도상선의 금융거래 자료 분석과정에서 탈세와 함께 비자금 조성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늦어도 다음주 중에는 권혁(61) 시도상선 회장을 소환 조사해 처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권 회장은 현재 출국금지 조처가 내려져 국내에 머물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4월 권 회장이 국내에 근거지를 두고 있음에도 탈세 목적으로 조세 피난처에 거주하며 사업을 하는 것처럼 위장해 8000억~9000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보고 역대 최대액인 4101억원의 세금을 추징하고 권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시도상선은 175척의 선박을 보유한 대형 선박회사로 선박 발주 총규모는 수조원대에 이른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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