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입대 전 즐기던 인터넷 게임 ID와 인적사항을 도용당한 육군 일병이 애꿎게 범죄 혐의자로 몰리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0일 국방부 합동조사단에 따르면 육군 3사단 예하 모부대에 근무중인 박모(20)일병은 경북 경산에 사는 대학생 권모(24)씨를 속여 게임 캐릭터를 무단으로 가져간혐의자로 지목됐다.
권씨는 5월께 인터넷 게임사이트인 S클럽에 접속해 박 일병과 채팅을 하던 중거짓말에 속아 자신의 리니지게임 캐릭터를 빼앗겼다며 국방부 합동조사단(합조단)범죄신고센터에 박 일병을 처벌해 달라고 민원을 제기했다.
합조단은 3사단 헌병대에 권씨가 제기한 민원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를 수사할것을 지시했고, 이 때부터 박 일병은 꼼짝없이 범죄 혐의자로 몰리게 됐다.
헌병대에 소환된 박 일병은 "권씨와 채팅을 했다는 날짜에 휴가를 간 적이 없고부대 컴퓨터로는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다"며 끝까지 결백을 주장했다.
조사를 담당한 수사관 김종표 준위는 박 일병의 진술을 토대로 휴가일지와 부대내 컴퓨터를 조사한 결과 사실로 드러나자 박 일병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다고 판단, 게임사이트 운영 관련 회사 3곳에 IP 추적을 의뢰했다.
IP 추적 결과 경북 경산시에 사는 민간인 고모(41)씨가 박 일병이 입대전 사용하던 S클럽 아이디와 인적사항을 도용해 민원을 제기한 권씨를 속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일병의 아이디를 훔친 고씨는 S클럽에 접속, 권씨와 대화를 나누던 도중 "리니지게임 ID와 비밀번호를 가르쳐 주면 캐릭터를 키워준다"고 속이고 권씨가 확보해둔 '리니지게임 체력회복제' 등 23개의 캐릭터를 허락없이 가져갔다는 것이다.
박 일병의 결백을 밝혀낸 3사단 헌병대는 이 사건을 경북 경산경찰서에 이첩했고 ID를 도용당하고도 범죄 혐의자로 몰렸던 박 일병은 홀가분한 기분으로 복무에임하고 있다고 헌병 관계자는 전했다. 김 준위는 "증거위주의 과학적인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 헌병대의 수사방침인 만큼 어렵게 IP 추적 동의를 얻어 수사를 폈다"며 "병사의 인권문제가 걸린 만큼 집념을 가지고 결백을 입증하게 됐다"고 말했다. 합조단 관계자는 "현역 병사로 추정되는 접속자에게 속아 게임 캐릭터를 빼앗겼다는 민원이 가끔 접수되고 있다"며 "개인정보 유출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 일병의 결백을 밝혀낸 3사단 헌병대는 이 사건을 경북 경산경찰서에 이첩했고 ID를 도용당하고도 범죄 혐의자로 몰렸던 박 일병은 홀가분한 기분으로 복무에임하고 있다고 헌병 관계자는 전했다. 김 준위는 "증거위주의 과학적인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 헌병대의 수사방침인 만큼 어렵게 IP 추적 동의를 얻어 수사를 폈다"며 "병사의 인권문제가 걸린 만큼 집념을 가지고 결백을 입증하게 됐다"고 말했다. 합조단 관계자는 "현역 병사로 추정되는 접속자에게 속아 게임 캐릭터를 빼앗겼다는 민원이 가끔 접수되고 있다"며 "개인정보 유출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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