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만 남아…22일 첫 재판
술에 취해 잠든 동기 여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려대 의대생 3명의 변호인들이 ‘호화 변호인’ 논란 속에 줄줄이 사임했다.
21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배아무개(25)씨 등 3명이 선임한 변호인 10명 가운데 7명이 법원에 사임서를 제출했다. 이로써 ㄷ법무법인 변호사 3명을 선임했던 박아무개(23)씨와 한아무개(24)씨는 국선변호인이 변호를 맡게 됐으며, 법무법인 두곳과 개인변호사 2명 등 모두 7명의 변호사를 선임했던 배씨에게는 3명의 변호사가 남았다.
가장 먼저 사임계를 제출한 건 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었다. 신 전 의장이 고문으로 있는 법무법인 한서가 이 사건의 변론을 맡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자, 신 전 의장은 지난 13일 “법무법인에 소속 변호사로 등록돼 있는 변호사가 이번 사건을 수임하면서 저와 상의 없이 구성변호사인 제 이름을 무단으로 등재해 벌어진 일로 관련자들을 엄중 문책하고 해당 사건에 대한 모든 변호사의 사임계를 제출하겠다”는 글을 블로그에 올린 뒤 사임서를 제출했다.
이어 다음날인 14일 박씨 등 2명의 변호인인 ㄷ법무법인이 사임 의사를 밝혔고, 19일과 20일에는 배씨의 개인변호사인 ㅈ 변호사와 ㄱ 변호사가 잇따라 사임서를 냈다. 법조계 관계자는 “처음부터 ㅈ 변호사는 구속영장 단계까지만 참여하고, ㄱ 변호사는 검찰 단계까지만 변호를 맡기로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담당 변호인들이 줄줄이 사퇴한 가운데, 가장 많은 변호인을 선임했던 배씨는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씨의 변호인인 ㅂ 변호사는 “3명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배씨는 음악을 듣고 있어 범행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배씨 역시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며 “여론 때문에 무죄를 주장하는 의뢰인을 저버릴 순 없었다”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첫 재판은 22일 오전에 열린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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