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남자가 술에 취한상태에서 잇따라 마을 주민들에게 공기총을 쏘고 집에 불을 지른 뒤 달아나 경찰이 대대적인 추적 수사를 벌이고 있다.
공기총에 맞은 주민 3명은 각각 팔과 귀, 이마 등에 상처를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수사전담반을 편성, 범인의 뒤를 쫓고 있으나 범인의 행방은 12시간째 오리무중 상태다.
사건발생=10일 새벽 2시께 전북 정읍시 상동 모 연립주택 주차장에서 30대 남자가 주민양모(27)씨와 몸싸움을 벌이던 중 이 광경을 지켜보던 변모(26)씨에게 공기총을 쏴변씨가 오른쪽 귀에 상처를 입었다.
범인은 이 연립주택 한 집의 문을 두드리며 소란을 피우는 과정에서 1층 창문을 통해 이 광경을 지켜보던 변씨에게 공기총을 쏴 상처를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
범인은 자신이 1개월전 훔쳐 몰던 포터트럭에서 공기총을 가져와 발사한 것으로드러났다. 범인은 이어 새벽 3시께 10여㎞ 떨어진 고창군 고수면 임모(63)씨의 집으로 찾아가 잠자던 임씨 부부에게 공기총을 또 다시 발사, 임씨 부부의 오른팔과 이마에부상을 입혔다.
범인은 미리 준비한 휘발유를 방안에 뿌리고 불을 지른뒤 달아났다.
범인이 달아나자 밖으로 재빨리 빠져나온 임씨 부부는 인근 주민들에 의해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은 이어 300여m 떨어진 이모(62)씨의 빈 집으로 가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른 뒤 자신이 몰고온 포터트럭을 그대로 둔 채 걸어서 이웃 마을로 향했다.
이 마을에서 이모(42)씨의 1t화물차를 훔쳐 타고 달아난 범인은 오전 6시께 정읍시 시외버스터미널에 차량을 두고 시동이 켜진채 세워져 있던 유모(45)씨의 검정색 매그너스 차량을 또 다시 절취, 도주했다.
범인은 15㎞가량 떨어진 호남고속도로 태인인터체인지 입구 H공업사 주차장에 차량을 버리고 잠적했다.
경찰은 매그너스 차량에서 공기총 탄환과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신발을 수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추격=경찰은 현재 경찰청 강력계 형사 등 30여명으로 `수사전담반'을 편성, 용의자로추정되는 김모(34)씨의 뒤를 쫓고 있다.
용의자가 마지막으로 몰던 검정색 매그너스 차량을 버린 곳이 호남고속도로 태인인터체인지 부근인 점으로 미뤄 고속도로를 이용, 타 지역으로 빠져 나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인근 전남과 충남경찰청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수사전담반은 용의자가 이날 새벽 공기총으로 상처를 입힌 임씨 부부의 둘째 아들과 친구 사이임을 중시하고 사건배경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도내 주요 시.군 경계 목검문소에 경찰 인력을 증강 배치,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한편 도심 호텔과 여관 등지를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범행동기=현재까지 정확한 범행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용의자 김씨는 2년전 고향을 떠나 행방이 모연한 관계로 가족들이 1년전 가출신고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일단 용의자가 친구 임모(34)씨가 살았던 정읍시내 연립주택과 임씨의부모집을 찾아가 난동을 부린 점으로 미뤄 친구 임씨와의 원한관계에 의해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닌가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또 용의자와 임씨가 채무관계로 소원해졌다는 주변 진술을 확보, 이번사건이 채무관계로 인해 야기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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