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조선소 앞서 열어
사회·종교·학계·시민사회단체·정당·언론·법조·문화계의 원로와 주요 인사 279명이 한진중공업에 노동자 정리해고와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고공농성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함세웅 신부(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법안 스님(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장), 김상근 목사(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등 각계 인사 200여명과 부산 시민 등 400여명은 24일 오후 5시께부터 저녁 8시까지 김 지도위원이 200일째 농성중인 영도조선소 안 크레인이 보이는 도로 건너편 2차로와 인도에서 ‘생명, 평화, 그리고 소통을 위한 희망시국회의 200’을 열었다.
‘통일의 꽃’ 임수경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시국회의에서 각계를 대표한 인사들은 차례로 도로 위에 마련된 무대에 올라 한진중공업의 무더기 정리해고를 비판했다.
김선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은 “한진중공업은 노동자의 피와 땀과 지역주민들의 협조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었다”며 “회사 쪽이 고용보장 합의서를 파기한 것을 정당하다고 한 법원과 노동위원회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양길승 녹색병원 원장은 “사람이 필요할 때 같이 있어주는 한 사람이 되기 위해 부산으로 왔다”며 “김 지도위원이 내려올 때까지 앞으로 같이하겠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시국회의 도중 김 지도위원과 4명의 정리해고 노동자들이 농성중인 크레인 쪽을 향해 “생명, 평화, 소통, 평화, 김진숙님 사랑해요”, “사수대 여러분 힘내세요”, “해고노동자 여러분 힘내세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국회의를 마친 참가자들은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서 이들은 “한진중공업은 생명과 죽음이, 평화와 폭력이, 소통과 단절이 충돌하는 갈등의 현장이며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는 고통의 현장”이라고 규정하고, △한진중공업의 부당해고 철회 △부당해고를 막을 수 있는 근본적 장치 마련 △평화적 집회 보장 △한진중공업 용역들의 폭력 중단 △한진중공업의 즉각적인 교섭 재개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국회 청문회 출석 등을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한진중공업 문제의 핵심은 소통의 단절에 있다”며 ‘한나라당의 청문회 수용과 조남호 출석을 명령하는 범국민서명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시국회의 마지막에 김 지도위원은 스피커폰에 연결된 휴대전화를 통해 집회 참가자들한테 “어둠이 결코 새벽을 이길 수 없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정리해고가 철회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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