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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정확한 매립위치 짚을 수 있을 것” “살포 작업뒤 빨래터서 장비 세척”

등록 2011-07-25 21:56

주한미군 고엽제 피해자 스티브 하우스(오른쪽 둘째), 필 스튜어트(맨 왼쪽)가 25일 오후 국회 의원 회관에서 열린 ‘주한미군 고엽제 피해자 국회 증언대회’에 참석해 박석운 ‘주한미군 고엽제 등 환경 범죄 진상규명과 원상회복 촉구 국민대책회의’ 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주한미군 고엽제 피해자 스티브 하우스(오른쪽 둘째), 필 스튜어트(맨 왼쪽)가 25일 오후 국회 의원 회관에서 열린 ‘주한미군 고엽제 피해자 국회 증언대회’에 참석해 박석운 ‘주한미군 고엽제 등 환경 범죄 진상규명과 원상회복 촉구 국민대책회의’ 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고엽제 폭로’ 전 주한미군 2명 국회 찾아
“1978년 늦봄에서 가을까지 일주일에 두세 번씩 덤프트럭에 실려 온 드럼통을 미리 파놓은 구덩이에 매립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스티브 하우스)

“군인들이 고엽제 살포 작업을 마치고 분사장비를 마을 빨래터에서 씻었습니다. 분사장비에 남아 있는 화학물질은 개울물에 씻겨 나갔습니다.”(필 스튜어트)

1970년대 주한미군의 고엽제 매립 및 방류 의혹을 제기한 전직 미군들의 증언대회가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주한미군 고엽제 등 환경범죄 진상규명과 원상회복 촉구 국민대책위원회’(고엽제대책위) 주최로 2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의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서 일한 전직 병사 스티브 하우스는 당시 디(D)구역의 고엽제 매립 상황을 구체적으로 증언했고, 경기도 파주시 캠프 피터슨에서 일한 전직 중위 필 스튜어트는 고엽제가 부대 밖으로 노출됐다며 민간인 피해 가능성을 제기했다.

스티브 하우스는 이날 “1978년 늦봄 D구역에서 구덩이를 팔 테니 측량기사를 도와 크기를 측정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며 “구덩이가 완성되자 덤프트럭이 주황색 글씨로 ‘화학물질, 형태: 오렌지’라고 쓰인 55갤런짜리 녹색 드럼통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는 “기지 안에 있는 드럼통을 모두 매립하니까 다른 부대들의 트럭이 들어왔고, 이런 식으로 그해 가을까지 일주일에 두세 번씩 드럼통을 매립했다”고 회고했다.

드럼통을 묻은 지 반년 뒤 그가 찾은 매립 현장은 많이 변해 있었다. 주변 산등성이의 채소들이 모두 시들고 새와 토끼도 떼죽음을 당했다고 그는 기억했다. 고엽제 노출 후유증으로 당뇨병과 말초신경장애 등을 앓고 있다고 주장한 그는 “27일 캠프 캐럴에 가면 정확한 매립 위치를 지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필 스튜어트도 68~69년 캠프 피터슨 등에서 근무할 때 부대 안팎의 차도와 임진강 선착장에 고엽제를 뿌렸다고 증언했다. 그는 “살포 작업을 마치고 마을 빨래터에서 분사장비를 세척했고, 빨래터는 마을의 개울이어서 상수도로 이용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휘관들은 물을 마시거나 이를 닦고 목욕을 해도 해가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거짓말이 되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스튜어트는 현재 미국에서 과거 한국에 근무한 고엽제 피해 군인을 찾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전직 주한미군 300여명의 증언을 확보했고, 많은 사람들이 고엽제 영향으로 추정되는 질환을 앓고 있다”며 “미국 국방부와 육군은 고엽제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서 저장됐는지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6일에는 캠프 피터슨과 임진강을, 27일엔 캠프 캐럴을 방문해 고엽제가 뿌려지거나 묻힌 지점을 찾을 계획이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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