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피해로 채소값 폭등
용인과 남양주 등 수도권의 대표적인 비닐하우스 단지들이 처참하게 물에 잠겼다. 농민들이 망연자실해 있는 사이 청경채 값이 하룻만에 3배 이상 치솟는 등 공급 부족으로 채소 값이 폭등세를 타고 있다.
용인의 모현면에서 100동의 하우스 농사를 짓는 권숙찬씨는 “하우스 꼭대기 50㎝ 정도만 남기고 물이 들어찼으며, 하우스 안은 졸지에 쓰레기장이 됐다”면서 “하우스 안을 청소하는 데만 열흘은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곤지암천이 범람하면서 쏟아져 들어온 흙탕물이 하우스의 채소 밭을 쓰레기로 뒤덮어버린 것이다. 권씨는 “이곳에서 25년 농사를 지었지만 이런 적은 없었다”면서, 넋을 놓았다. 권씨는 “채소를 다시 출하하려면 두 달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모현면과 근처 포곡읍에는 모두 3300동의 하우스가 밀집해, 주로 청경채와 얼갈이배추를 재배하고 있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거래되는 청경채의 80%가 이곳에서 공급된다.
상추와 쑥갓과 시금치를 수도권에 대량으로 공급하는 남양주 진접읍 하우스 단지도 수마에 큰 피해를 입었다. 50동의 하우스 농사를 짓는 김용덕씨는 “곤지암천 주변처럼 하우스가 통째로 물에 잠기지는 않았지만, 많은 비 때문에 밭이 모두 침수됐다”면서 “미나리과인 참나물은 겨우 씻어서 출하하고 있으나 쑥갓과 시금치와 상추 등은 모두 못쓰게 됐다”고 말했다.
28일 서울 가락시장에서는 청경채 경락가격(4㎏)이 전날 2867원에서 1만2540원으로 337.4% 폭등하는 등 대부분 채소류가 오름세로 돌아섰다. 4㎏들이 쑥갓 한 상자값도 전날 6706원에서 1만6633원으로 148% 폭등했다. 이밖에 신선초는 126%, 아욱은 108% 치솟았고, 배추얼갈이와 상추도 각각 86.3%와 71.7%가 올랐다.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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